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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권한 있는 자가 만든 허위문서도 '위조'…행정제재 타당"
서명원 | 승인 2020.08.05 17:35
서울법원종합청사 ⓒMBC

법원이 "의료인이 건강보험에 허위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행위는 청구서를 '위조'한 것이기 때문에, 관련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행정처분을 할 때에는 형사사건 등에서처럼 '권한 없는 자'가 한 행위로 위조나 변조를 좁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조한창 박해빈 신종오)는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명단 공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제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요양기관을 운영하는 A씨는 비급여 대상인 해독주사 등의 비용을 환자로부터 징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에 진찰료 등을 청구해 1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적발당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이에 211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하고, "건강보험료 거짓청구 요양기관 명단에 포함해 공표하겠다"고 통보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해 요양급여비용을 거짓 청구했다가 과징금이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은 기관명과 대표자 이름 등을 공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자 A씨는 "명단 공표를 취소해달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항소심은 모두 A씨가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청구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명단 공표 대상의 조건인 '관련 서류의 위조·변조'가 있었느냐"는 것을 두고 각각 다른 판단을 했다.

제1심은 "일반적으로 위조는 권한 없는 자가 사용할 목적으로 현존하지 않는 문서를 새로 작성하는 것이고, 변조는 문서 등을 권한 없이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넓은 의미의 위조는 '문서 등의 허위 작성'이라는 의미를 포함하지만, 법률 해석을 할 때 명확한 근거 없이 넓은 의미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부당 청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A씨에게 청구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는 만큼 '위조'는 아니기 때문에 명단 공표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단이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위조·변조에는 좁은 의미의 '유형위조'만이 아니라, 작성 권한이 있는 자가 허위의 서류를 작성하는 '무형위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제1심 판결 이후 유사한 사건에 대해 나온 대법원 판례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의 '위조·변조'를 형법상 가장 좁은 의미로 한정 해석할 근거가 없다"며 "이 조항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거짓 청구를 억제해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를 유형위조에만 적용하면, 훨씬 많은 무형위조에 대해서는 공표를 할 수 없어 입법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를 원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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