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원
法, '삼성 노조 와해' 항소심에서 이상훈만 '위법증거' 무죄 선고
서명원 | 승인 2020.08.10 17:35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 ⓒMBC

자회사의 노조 와해 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제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다만, 이 전 의장을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은 모두 제1심처럼 유죄 판단이 유지됐고, 일부 임직원은 형량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 표현덕 김규동)는 10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의장은 제1심에서 1년 6월 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8개월 가까이 수감생활을 해 온 이 전 의장은 이날 무죄 선고에 따라 석방된다.

제1심에서 징역 1년 6월 형을 선고받은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의 형량은 징역 1년 4월 형으로 약간 줄었다.

▲원기찬 삼성라이온즈 대표(징역 1년 6월 형·집행유예 2년)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징역 1년 형·집행유예 2년)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징역 10월 형·집행유예 2년)은 제1심과 같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형량이나 집행유예 기간만 조금씩 줄었다.

또한, ▲실무를 책임진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징역 1년 형)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징역 1년 형)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징역 1년 4월 형) 등에게는 실형이 선고됐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노사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노무사는 제1심과 같은 징역 10월 형을 선고 받았다.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두 법인 중 삼성전자서비스에는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고, 삼성전자는 제1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이 전 의장 등 삼성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된 후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1심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에서 '비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만든 노조 와해 전략이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 순으로 이어진 공모관계에 따라 실행됐다"고 판단하고, 혐의 중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유죄로 인정됐던 혐의는 ▲강성 노조가 설립된 하청업체를 '기획 폐업'시키거나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 무마용 금품을 건네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노사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한 혐의 등이었다.

항소심은 제1심에서 인정된 혐의 구도 자체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미전실을 중심으로 노사전략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에 전파하고, 계열사에서는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응했다"며, "피고인들은 광범위한 부당노동행위를 했고, 헌법상 권리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무시해 근로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26명 중 25명은 똑같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이 전 의장에 대해서는 "중요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라 사용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의 수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수사하던 중 삼성 측이 사무실의 하드디스크 등을 숨기려 하다가 발각되면서 시작됐다.

제1심은 당시 확보한 증거들에 대해 "압수수색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압수수색 과정은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후 추가적으로 적법하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거나 임의제출을 통해 확보한 증거들과 관련자들의 진술에 대해서는 "적법한 증거"라고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만 유·무죄를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CFO(최고재무책임자) 보고문건 등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재판부는 "나머지 증거들로는 이 전 의장의 혐의를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피고인들은 이 전 의장처럼 모든 혐의를 벗지는 못했지만, 표적 감사 의혹 등 증거가 부족해진 일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형량이 줄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례적으로 "최종적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지만, 결코 피고인에게 공모·가담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기록을 보면 원심과 동일한 결론에 이를 가능성도 있었지만,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없다'고 가정하고 나머지 증거로만 결론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과연 이게 정확하게, 합리적 심리로 이뤄진 것인지 상당한 고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전 의장은 CFO 보고문건이 위법수집 증거가 되면서 직접적 증거가 없어졌고, 다른 피고인들의 진술만으로는 공모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법리적으로 그렇지만, 만약 보고 문건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면 상당 부분 원심 판단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로디프 트위터(링크 클릭) - http://twitter.com/law__deep

- 로디프 페이스북(링크 클릭) - https://www.facebook.com/로디프-217664052308935

서명원  s3ar@naver.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명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73길 23 101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20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