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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영장 없는 수색, 수사기관이 '동의 여부' 증명해야"
정도균 | 승인 2020.08.11 18:10
ⓒMBC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청장에게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 없이 상대방의 동의만으로 주거지 등을 수색할 때에는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2019년 7월 진정인 A씨가 사는 오피스텔 건물에서 22만 원 상당의 냄비가 담긴 택배 상자가 분실됐고, 8월에는 70만 원 상당의 청소기가 담긴 택배 상자가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던 중 A씨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A씨의 집을 방문해 내부를 수색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진정서를 통해 "경찰이 수색 목적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집을 부당하게 수색했고,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집 내부 사진을 찍는 등 주거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출동 경찰관은 "A씨의 허락을 받아 집 안에 들어갔고, 도난 의심 물품을 찍을 때에도 A씨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반박했다.

수색 당시 A씨 집 안에서는 도난당한 냄비와 청소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수사기관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강압 수사를 막기 위해 수사기관은 (강제수사가 아닌) 임의수사에서 대상자의 동의 여부를 명확히 증명해야 한다"며, "경찰은 A씨의 주장에 반대되는 주장만 할 뿐, '동의가 있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의 책임은 동의 여부 등 임의수사를 입증할 어떠한 증거자료나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경찰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동안 이와 같은 수사 관행이 이뤄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출동 경찰관 개인에게 인사상 책임은 묻지 않고, 향후 경찰이 영장 없이 수색할 때 대상자의 동의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우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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