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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익목적 판결문 공개는 명예훼손 아냐"
서명원 | 승인 2020.08.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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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누군가의 범행 전력이 담긴 판결문을 다수에게 공개했다고 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6일 "명예훼손·상해·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택시협동조합 조합원인 A씨는 2017년 9월 조합원들이 모인 곳에서 "조합의 금융자문 B씨와 조합 이사장 C씨가 회삿돈을 다 해 먹었다"고 주장해 B씨와 C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가 조합자금 11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판결문 사본을 조합원 60여 명에게 배포했다.

또한, A씨는 비슷한 시기 조합원들 앞에서 C씨에게 욕을 하고, C씨와 몸싸움을 하면서 28일 동안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B씨 측은 "A씨의 행동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비록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피해액은 모두 회복했기 때문에, '다 해 먹었다'는 표현은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C씨 측은 "B씨의 판결문에는 C씨의 가담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기 때문에, 'B씨와 C씨가 함께 범행했다'는 취지의 A씨 발언은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제1심은 B와 C씨 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A씨 측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은 A씨의 모욕·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C씨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A씨가 그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해야 하지만,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A씨가 실제 'B씨의 횡령 범행에 C씨도 가담했다'고 믿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C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가 조합 설립에 도움을 줘서 조합자금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다"고 진술한 적이 있고, A씨는 이런 정황을 근거로 'C씨에게 횡령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B씨에 대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 해 먹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B씨가 피해액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은 아니"라는 등 B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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