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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현대·기아차 단협 효력 인정 "산재사망자 자녀 채용해야"
정도균 | 승인 2020.08.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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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직원의 자녀를 특별채용하도록 규정한 현대·기아차의 단체협약은 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7일 산재사망자 A씨의 유족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산재로 사망한 직원의 자녀를 특별채용하는 것이 구직 희망자의 채용 기회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체협약 조항은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했다. 이 중 11명은 "사측이 자발적으로 특별채용에 합의해 장기간 산재 유족을 채용해왔기 때문에, 이 조항은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산재사망자 자녀는 공개채용 절차에서 우선 선발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 절차에서 특별 채용되기 때문에, 구직희망자의 채용 기회에 중대한 영향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기택·민유숙 대법관은 "단체협약의 산재사망자 자녀 특별채용 조항은 구직희망자의 희생에 기반한 것이라서, 위법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수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공정한 채용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고 구직희망자의 지위를 거래 대상으로 삼은 것과 다를 바 없다"며, "1인 가구나 아이를 낳지 않은 부부가 늘어나는 현실에 비춰봐도 특별채용 조항은 부적절하고 불공평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2008년 8월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업무상 재해로 판정을 받았고, 유족들은 사측에 "A씨 자녀를 채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원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면, 6개월 내 직계가족 한 명을 채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사측은 채용을 거부했고, 유족들은 A씨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과 채용 의무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항소심 재판부는 "회사는 A씨의 유족에게 위자료 등 2,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단체협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당시 제1심·항소심 재판부는 "단체협약의 '특별채용' 조항은 사용자의 고용계약 자유를 제한하고, '일자리 대물림'을 초래하는 등 사회 정의 관념에 반한다"며, "민법 제103조가 명시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산재 유족 특별 채용 조항이 민법에 의해 무효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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