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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故 임세원 교수, 멈춰서서 범인 주의 끌어…구조행위 인정"
서명원 | 승인 2020.09.11 17:25
ⓒKBS

법원이 "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흉기를 든 환자로부터 먼저 도망가기보다는 주의를 끌어 주변 간호사 등을 보호했다"고 판단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10일 임 교수의 유족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의사자 인정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 과정을 통해 재구성된 당시 상황에 따르면, 임 교수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찾아온 환자 박 모 씨가 이상한 언행을 보이자, 간호사를 호출해 "비상벨을 눌러 달라"고 손짓했다.

이 간호사가 나가자, 박 씨는 진료실의 문을 안에서 잠그고는 준비한 흉기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임 교수는 연결 통로를 이용해 옆 진료실로 이동한 후 복도로 빠져나왔다.

임 교수를 따라 나온 박 씨는 옆 진료실 문을 열어 준 간호사에게 달려들다가 의자에 부딪혀 멈칫했다. 간호사는 그사이 임 교수가 이동하던 복도의 반대편 비상구로 달아났다.

반대쪽으로 움직이던 임 교수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임 교수는 간호사가 박 씨로부터 달아나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옆의 접수처에 있던 다른 간호사에게 "신고해! 도망가"라고 말했다.

임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박 씨는 다시 임 교수를 향해 달려갔고, 반대편 복도 끝으로 달아나던 임 교수는 미끄러져 넘어져 범행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임 교수는 박 씨의 범죄를 제지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이 가중되는 것을 무릅쓰고 직접적·적극적 구조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구조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의사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복지부 의사상자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은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박 씨의 상태로 미뤄볼 때, 병원에 있던 사람은 누구든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며, "임 교수가 복도로 나온 뒤 멈춰 돌아서서 간호사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는 다른 간호사에게 도망치라 말한 것은 피해를 막기 위한 구조행위였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는 임 교수가 박 씨의 주의를 끌어 계속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행위이자, 다른 간호사들에게 위급한 상황임을 알려 박 씨의 공격에 대비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조치해서 피해를 방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건장한 체구의 성인인 박 씨는 흉기를 소지한 데다 운동화를 착용했지만, 임 교수는 방어 수단도 없이 슬리퍼를 신은 상태였기 때문에, 공격에서 벗어나기조차 용이하지 않았다"며, "적어도 복도에서 멈춰 서서 약 3초 동안 간호사에게 대피하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설령 이를 직접적·적극적 구조행위라고 볼 수 어렵더라도, 이는 구조행위를 시작하자마자 범행을 당해 직접적·적극적 행위로 나가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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