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원
'수사기밀 누설 의혹' 이태종, 사법농단 4번째 제1심 무죄…法 "정당한 업무"
정도균 | 승인 2020.09.18 16:50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MBC

법원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태종(60)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제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는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사건들 중 4번째이자 6명째 무죄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래니)는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11월 서부지법 집행관 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영장 사본을 입수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는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법원 사무국장 등에게 영장 사본 등을 신속히 입수·확인해 보고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범행의 배경에는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법원행정처 차원의 '제 식구 감싸기'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은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갖지 않았고, 실제로 직원들에게 '수사 기밀을 취득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임 전 차장으로부터 이를 부탁받았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수사확대 저지를 위한 조치를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에게는 '(집행관 비리에 대해)철저한 감사를 하겠다'는 목적 외에 '수사를 저지하겠다'는 목적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법원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지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당시 서부지법 기획법관이 임종헌 전 차장에게 보고한 내용 중에 수사 기밀이 포함돼 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획법관은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았을 뿐이고, 이 전 법원장이 이에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이 전 법원장에게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이 없었고, 설령 영장 사본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도, 이는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 밖의 지시에 대해서도 "위법·부당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 전 법원장이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에, 사법농단 관련 사건에서의 무죄 선고가 계속 이어지게 됐다.

앞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등 3건의 관련 사건 제1심에서 5명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이 중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의 혐의도 "사법부를 향한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으로 영장 사건기록 등 수사기밀을 누설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재판부도 "법원행정처에도, 신광렬 부장판사 등에게도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광렬 전 부장판사 등의 사건과 달리, 이 전 법원장의 사건은 다른 사법농단 사건에 미칠 영향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양 전 대법원장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 전 차장 등의 공소사실에서 이 전 법원장과 당시 기획법관은 직권남용 행위의 공범이 아닌 상대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가 "이 전 법원장의 지시는 법원장의 정당한 업무"라고 판단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당시 기획법관이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 내용은 수사기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여전히 불리한 요소로 거론된다.

이 전 법원장은 선고 후 떨리는 목소리로 "올바른 판단을 해 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 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등 항변한 것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반면, 검찰은 "항소해서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판단을 다시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획법관은 법정에서 '법원장의 승인을 받고 행정처에 보고서를 보냈다'고 진술했다"며, "감사계장 등이 지시를 받고 확인한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이 법원장에게는 보고됐지만, 감사기록에는 첨부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공무상 기밀누설이 마치 기획법관의 단독 범행인 것처럼 결론 내렸고, '피고인은 철저한 감찰을 지시했을 뿐, 위법·부당한 지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 로디프 트위터(링크 클릭) - http://twitter.com/law__deep

- 로디프 페이스북(링크 클릭) - https://www.facebook.com/로디프-217664052308935

정도균  tairim1@hanmail.net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도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73길 23 101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20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