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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중고차 사기단, 범죄집단으로 봐야"
정도균 | 승인 2020.10.15 18:05
ⓒKBS

대법원이 "조직적·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중고차 사기단에 대해 중형을 내려야 한다"는 판단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5일 "범죄단체활동·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범죄단체활동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미끼' 중고차량을 올려 계약을 체결한 후, "차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차량을 비싼 가격에 떠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중고차업계에서 악명이 높은 일명 '뜯플'·'쌩플' 사기 수법이다.

그는 2017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같은 수법으로 수 차례에 걸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속한 조직은 20∼30명 규모로 대표·팀장·팀원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졌다. 대표는 ▲사무실과 집기 ▲계약자료 등을 준비했고, 팀장은 출동조·전화상담원 등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 사기 행각을 이어갔다.

검찰은 "A씨가 속한 조직은 형법 제114조 제1항이 명시한 '범죄집단'"이라고 간주 후, 범죄단체활동 혐의를 적용해서 기소했다.

범죄단체활동 혐의는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나 집단을 조직한 경우'에 적용된다. 법정 형량은 '목적한 죄에 정한 형', 즉,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형을 말한다.

사기죄 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인 사실을 감안하면,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다.

제1심·항소심은 "A씨 조직을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사기 혐의만 인정해 징역 3년 6월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표를 중심으로 각 팀이 체계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게 아니라, 대표들도 별도의 팀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단체활동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조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각종 보고를 한 점 ▲조직원들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은 점 등을 근거로 "범죄단체활동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조직은 구성원들이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 즉 형법 114조의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8월에도 같은 수법의 범죄 행각을 벌인 중고차 사기단에 대해 "범죄단체활동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사기 혐의만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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