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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담보 잡힌 차 매각한 차주, 배임죄 처벌 안 돼"
서명원 | 승인 2020.10.22 17:20
ⓒKBS

대법원이 "차 주인이 담보로 잡힌 차를 팔거나, 매매계약이 이뤄진 차를 저당 잡혔더라도,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2일 관광버스 지입 회사를 운영하는 A씨의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캐피탈 회사에 저당 잡힌 버스를 팔았다"는 이유로 제1심·항소심에서 모두 배임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제1심·항소심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 A씨가 임무를 위배해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만장일치로 "피고인을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면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이어 "서로 이익이 대립하는 통상적인 계약의 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해, 상대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관계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채무자가 담보가치 유지·보전 의무를 위반해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A씨가 판매 계약을 맺고 중도금까지 받은 버스를 저당 잡혀 계약 상대방에게 손해를 가한 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항소심 판단도 뒤집혔다.

대법원은 "매매계약에서의 매도인은 타인인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않는다"고 판단한 종전 판례를 인용하면서 "자동차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 등록 의무를 위반해 임의로 처분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관계자는 "형벌 법규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사법(私法: 개인 사이 관계를 규정한 법)의 영역에 국가형벌권이 과도하게 개입해 사적 자치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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