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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독감 예방접종 후 신경계 이상…피해 보상해야"
서명원 | 승인 2020.10.23 17:25
서울법원종합청사 ⓒMBC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직후 신경계 질병을 앓게 된 70대 남성과 관련해, 법원이 질병관리청에 대해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상주 이수영 백승엽)는 22일 A(74·남)씨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면서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각하한 제1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10월 7일 경기 용인의 한 보건소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가, 11일 후 다리와 허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고, '길랭바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길랭바레증후군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마비시키는 말초성 신경병을 말한다. 발병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감염 또는 예방접종 후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질병관리청에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길랭바레증후군과 예방접종의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7년 7월 기각됐고, 이의신청도 같은 해 12월 기각됐다.

당시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기각 사유는 "A씨는 길랭바레증후군 진단을 받기 5일 전에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이 같은 소화계통 감염이 길랭바레증후군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A씨는 질병관리청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제1심 재판부는 "기각 처분 후 90일이 넘게 지나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하면서, "예방접종 위험이 현실화해 길랭바레증후군이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A씨는 제1심에서 소송 기간이 문제가 된 점을 고려해서, 항소심에서는 "최초의 기각 처분이 아닌 이의신청 기각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청구 내용을 변경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 요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받은 예방접종과 길랭바레증후군 사이에 시간적인 밀접성이 있고, 예방접종으로부터 길랭바레증후군이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은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예방접종 10여 일 후 길랭바레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대한의사협회의 사실조회 회신 내용과 진료기록 감정을 맡은 병원의 신체감정 촉탁 결과를 종합하면, 길랭바레증후군은 예방접종과 소화계통 감염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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