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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빚이 재산보다 많아도 대리인이 시한 놓치면 상속포기 불가능"
서명원 | 승인 2020.11.19 17:35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 2020.11.19 saba@yna.co.kr (끝)

대법원이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하더라도, 상속을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9일 A씨가 자신의 재산을 압류한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 이의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

A씨는 만 6세였던 1993년 당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재산을 상속받았다. 하지만 A씨의 아버지는 B씨에게 1,210만 원의 약속어음금 채무가 있었고, B씨는 "약속어음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이미 A씨 아버지의 사망 직후 승소 판결을 1회 받았고, 시효 연장을 위해 2013년에 다시 소송을 제기해서 2014년 2월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A씨는 "아버지에게 재산보다 빚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2017년 9월 자신의 계좌가 압류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는 B씨의 신청에 따라 채무자의 상속인인 A씨에게 채권압류·추심 명령이 내려진 후 진행된 조치였다.

그러자 A씨는 청구 이의 소송을 제기했고, 제1심·항소심은 "A씨는 상속받은 재산 이상의 빚을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A씨의 승소를 선고했다.

민법 제1019조는 "상속인이 자신이 상속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기간이 지났더라도 물려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 다시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기회가 부여되고, 이는 '특별 한정승인'이다.

이 소송에서는 "상속받는다는 사실이나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인식한 시점을 정할 때, 본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법정대리인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르면, A씨의 대리인이었던 어머니가 상속 사실과 아버지의 채무를 알게 된 후 3개월이 지났다면, 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

반면, 제1심과 항소심은 "A씨 본인은 아버지의 상속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3개월 안에 특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었다.

이어 "특별 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면, 미성년자인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게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민유숙·김선수·노정희·김상환 대법관도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법정대리인이 기한을 놓쳤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이 되면 직접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서명원  s3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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