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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소수에게 말했어도 퍼질 가능성 있다면 명예훼손"
서명원 | 승인 2020.11.19 17:35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 2020.11.19 saba@yna.co.kr (끝)

대법원이 "소수의 사람에게만 사실을 말했더라도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9일 ▲상해 ▲명예훼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월 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같은 마을 주민 B씨의 집 뒷길에서 B씨에 대해 "징역 살다 온 전과자인데, 전과자가 늙은 부모 피를 빨아먹고 내려온 놈"이라고 큰소리로 외쳐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현장에는 A씨의 남편과 B씨의 친척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여러 번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제1심은 징역 6월 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항소심에서 "B씨가 전과자라고 말한 사실은 있지만, 남편은 B씨가 전과자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B씨의 친척은 당시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고의와 공연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그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발언이 전파될 가능성은 있다"며,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에 대한 폭행 혐의를 공소기각했기 때문에 징역 4월 형으로 감형됐다.

상고심에서는 "소수의 사람에게 유포한 사실이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의 공연성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전파 가능성 법리'를 유지하느냐는 것이었다.

전파 가능성 법리는 대법원이 1968년 최초로 판시한 후 현재까지 공연성에 대한 확립된 법리로 정립됐다.

대법원은 이날 "전파 가능성 법리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명예훼손죄는 명예를 훼손할 위험성이 발생한 것으로 족한 이상,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초래했다면, 공연히 발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재형·안철상·김선수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전파 가능성 법리는 명예훼손죄의 가벌성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한다"며, "전파 가능성 유무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용하는 과정에 자의가 개입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서명원  s3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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