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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거짓 해명' 거듭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는 일축
정도균 | 승인 2021.02.19 18:15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2.19 hkmpooh@yna.co.kr (끝)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와 거짓 해명 논란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입장문 형식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사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을 달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세지는 사퇴 요구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일각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사과 입장문은 19일 오전 11시 55분 경 사법부 직원들만 볼 수 있는 내부망에 먼저 게시됐고, 오후 2시 40분 경 사법부 외부에 공개됐다.

김 대법원장은 2020년 4월 정치권의 탄핵 논의 등을 언급하면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 사실이 논란이 된 후,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 없다"고 부인해서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졌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치권 연루' 의혹을 처음으로 강하게 부인했다. 임 부장판사의 사의 반려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고,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이 말하는 '법 규정'에 대해서는 "해석 범위가 모호한 법관의 의원면직 제한 예규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제도 개선을 스스로 추진한 사실을 부각하면서 "정치권 교감이나 부적절한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해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일각에서는 "사법부 난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거짓 해명'과 '법관 탄핵소추'와 관련해 공개 사과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고, 4일 퇴근길에서 거짓 해명 논란과 법관 탄핵소추에 대해 첫 사과 입장을 남겼다. 이날에는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이 공개됐고,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됐다.

김 대법원장이 15일 만에 다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일부 법조계를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는 사퇴 요구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거짓 해명 의혹에서 시작된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최근에는 법관 인사 편향성 시비로까지 옮겨붙은 상황도 고려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김 대법원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대법원장입니다.

최근 우리 사법부를 둘러싼 여러 일로 국민과 가족 여러분의 심려가 크실 줄 압니다.

우선 현직 법관이 탄핵 소추된 일에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그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 그 과정에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해당 법관의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여러 제도개선을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된 법관'에 의한 '좋은 재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법행정 구조를 개편하고 대법원장이 보유한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은 것 역시 그러한 권한이 재판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추상적인 위험조차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해당 사안에 대해 정치권과의 교감이나 부적절한 정치적 고려를 하여 사법의 독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는 것이 대법원장 취임사에서 밝힌 저의 다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하여 저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법부와 재판 독립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수호하기 위하여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의 엄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19.

대법원장 김명수

정도균  tairi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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