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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농단 의혹' 무죄 주장 "적폐청산은 광풍"
서명원 | 승인 2021.04.07 18:00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4.7 uwg806@yna.co.kr (끝)

재임 중 '사법농단' 의혹으로 인해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적폐 청산은 광풍"이라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다른 재판에서 공모가 인정된 혐의들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 임정택 민소영)는 7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2월 5일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진행된 것이고, 그동안 법원 정기 인사로 인해 재판부 소속 판사 3명이 모두 바뀌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른바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의 광풍이 사법부에까지 불어왔다"며, "자칫 형성된 예단이 객관적인 관찰을 방해하는 것은 사법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검찰 고위 간부가 모종의 혐의로 수사받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구하면서 '수사상황이 시시각각 유출되고, 수사관계인에 의해 수사 결론이 계속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언급한 '검찰 고위 간부'는 한동훈 검사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검사장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2020년 7월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고, 수사심의위는 수사 중단을 권고했다.

또한, 양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은 '실시간으로 중계방송되고 있다'고 표현될 정도로 쉬지 않고 수사 상황이 보도됐고, 그 과정에서 모든 정보가 왜곡됐다"며, "일반 사회에서는 마치 (판사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범행·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젖어 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형성된 예단이 객관적인 정확한 판단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며, "새로운 재판부가 그런 상황을 혜량해 이 사건의 본질이 뭔지, 이 사건의 실질적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9년 5월 29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검찰이 말한 공소사실의 모든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의 픽션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고, 이날은 두 번째로 직접 발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을 들은 후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등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약 1시간 동안 발표 형식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고, 최근 다른 재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가 인정된 부분과 관련해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이 일부 혐의에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가 인정된 혐의는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들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 지시한 혐의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와해를 지시한 혐의 등 3개였다.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파악한 혐의에 대해, 변호인은 "(파견 법관들에게) 지시한 것은 이규진 전 상임위원"이라면서 "'(법관들에게) 파악하도록 했다'는 정보들이 과연 전달 자체가 위법한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남부지법의 위헌 제청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남부지법의 결정을 보고받았을 뿐이었고, 나중에 법원행정처가 그 일을 어떻게 할지 난감해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뿐"이라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아울러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은 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인 이규진 판사를 양형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재판 개입이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리 대법원장이라도 법관의 재판 심리에 개입할 수 없고, 법관은 개입 행위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명원  s3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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