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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노동자가 업무상 재해 인과관계 증명해야"
서명원 | 승인 2021.09.09 17:45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를 놓고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 사이에 주장이 엇갈린다면, 노동자가 업무와 재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9일 사망한 노동자의 부친인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4년 4월 업무 도중 약 5㎏의 상자 80개를 1회에 2∼3개씩 화물차에 싣는 일을 한 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후 A씨의 아버지는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업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지 못하게 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은 A씨 유족의 승소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업무와 재해의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쪽에서 증명해야 하지만, A씨 아버지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판례는 "노동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였고, 이 소송에서는 "2014년 12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이 판례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개정된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사고와 질병을 유형별로 세분화하면서 "업무와 재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산재보험법 개정 후에도 업무와 재해 사이 상당 인과관계의 증명 책임은 재해를 주장하는 노동자 측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2007년 법을 개정한 것이 상당 인과관계 증명 책임을 전환해서 산재보험 제도 운영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의도였다고 볼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재형·박정화·김선수·이흥구 대법관은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대방(근로복지공단)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명원  s3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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