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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불륜녀 집에서 바람피운 불륜남, 주거침입 아냐"
정도균 | 승인 2021.09.09 17:45

대법원이 "유부녀 집에서 내연남이 바람을 피웠다고 해도 주거침입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9일 불륜녀 집에서 바람을 피웠다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내연 관계인 유부녀 B씨의 동의를 받아서 B씨의 남편이 없는 틈을 타 B씨의 집에 3회 들어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났고,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제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징역 6월 형·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공동거주자인 B씨의 승낙을 받아서 통상적인 출입 방법으로 집에 들어갔다면, 부재중인 B씨 남편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거침입죄의 보호 법익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이고,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려면 집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B씨의 이런 평온 상태가 깨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순히 B씨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만으로는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면서 같은 취지로 이전 판례들을 모두 변경했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주거 침입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주거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A씨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부부싸움으로 아내가 잠근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왔다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남편 C씨의 상고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공동주거 침입 혐의로 함께 기소된 C씨의 부모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C씨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고 집을 나갔다가 한 달여 만에 자신의 부모와 귀가했지만, 문이 잠겨있었고 아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으로 들어갔다.

제1심은 C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공동거주자는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C씨와 함께 집에 들어간 부모는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제1심·항소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아내가 공동거주자인 C씨의 출입을 금지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C씨가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에 들어갔다고 해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C씨가 집에 들어간 것은 통상적인 공동장소 이용행위로 볼 수 있다"며, "C씨와 함께 집에 들어간 부모에게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조재연·민유숙·이동원 대법관은 "C씨가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에 들어간 것은 통상적인 주거 이용의 범위를 벗어난 '침입'"이라며, "공동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도균  tairi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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