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원
ELS 공포, 증권사가 대량 매도하면 속수무책[분석] 국내 주가지수 연계 ELS도 위험한 이유
박형준 | 승인 2016.01.28 06:00

홍콩 H지수 연계 ELS 공포, 금융감독원에 단속된 금융기관은 단 두 곳

홍콩 H지수 급락에 따라 ELS(주가연계증권)의 녹인(Knock in Barrier-원금손실 발생가능 조건)이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014년 5월말 기점 홍콩 H지수는 14,962.74 포인트를 기록했지만, 26일 오후 1시 기준 지수는 7,962.56 포인트이다.

2014년 5월 녹인을 40%로 설정해 H지수에 연계한 원금비보장형 ELS에 가입했을 때, 현재 추세가 5월까지 이어진다면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한국에서 홍콩 H지수에 연동시킨 ELS 발행잔액은 37조 원이다. 모든 ELS 발행잔액은 2015년 기준 66조 9,923억 원이다.

<로디프>는 26일 <폭락하는 홍콩 H지수·흔들리는 ELS, 노후자금은 무사할까>(링크 클릭) 보도를 통해 해당 사태를 보도하며, ELS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본 무학소주의 사례도 짚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용 무소속 의원이 2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한 것에 따르면, 2015년 ELS 불완전 판매를 적발해 제재한 금융기관은 교보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2곳이라고 한다.

교보증권은 과태료 5천만 원에 직원 8명 자율 처리, 하나금융투자는 과태료 없이 직원 7명에 대한 자율 처리 요구에 그쳤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금융감독원의 2015년 8월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 ELS 가입 고객 중 52%는 부적합 금융상품 거래 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적합 금융상품 거래 확인서를 작성하면 손실이 발생해도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고객 각서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불거진 것은 홍콩 H지수 연계 ELS이다. ELS 발행잔액 중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국내 코스피지수에 연계된 ELS도 무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이 ELS 관련 집단소송을 허가한 이유

한화증권은 2008년 4월 포스코의 보통주와 ㈜SK의 보통주를 기반으로 '한화스마트 주가연계증권 제10호'라는 ELS를 발행했다. 

이에 따르면 3개월 단위로 상환기준일이 결정되며, 기준 가격은 포스코 보통주는 49만 4천 원, ㈜SK의 보통주는 159,500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3개월 단위로 90%, 85%, 80%, 75% 이상의 주가가 기록되면 액면금액에 연 22%의 수익금을 더해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만약 둘 중 하나라도 75% 미만을 기록하면 손실이 확정된다.

한화증권은 위험 회피를 위해 캐나다 왕립은행과 같은 구조의 파생상품을 매매하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437명의 투자자와 68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문제는 만기 상환기준일인 2009년 4월 22일에 발생했다. ㈜SK 보통주의 만기상환가격 11만 9,625원이었고, 상환 기준일에 거래가는 장 마감 전까지 12만~12만 4천 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 마감 직전 캐나다 왕립 은행이 보유중이던 ㈜SK의 보통주를 대량으로 매도해 종가가 11만 9천 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74.6%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을 수 있었다. 1/4을 손해본 것이다.

 투자자들은 캐나다왕립은행의 고의적 매도라며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법원에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제기했고, 대법원 결정에 이르러서야 허가받을 수 있었다. 

대법원은 투자자들의 신청에 대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등 부정거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라며 집단소송을 허가한 것이다. 법원의 재판을 통해 부정거래행위 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비로소 제1심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결정이 2015년 4월 9일 확정된만큼 '부정거래행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판결은 한참 뒤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슷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대우증권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한 바 있다. 대우증권은 2005년 삼성SDI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4개월 단위로 기준가격을 확정짓는 ELS를 발행했다. 기준가격은 108,500원이었으며, 만기평가일은 2008년 3월 17일이었다. 녹인은 40%로 설정됐다.

대법원은 대우증권이 중간 평가일 거래 종료 직전마다 삼성 SDI를 대량매도했다고 인정했다. 2005년 11월 16일에 매도한 주식은 총 98,190주였다. 투자자들은 결국 30%의 원금손실을 기록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대우증권이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의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중도상환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인정했다.

증권사가 거래 종료 직전 대량 매도하면 속수무책

홍콩 H지수는 물론, 국내 주가를 기준으로 한 ELS도 증권사 등이 고의적으로 대량매도에 나설 경우 투자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소송 과정은 길고 험난하다.

현재로서는 홍콩 H지수에 연계된 37조원에 주목할 수 밖에 없지만, 남은 29조 원의 향방도 증권사의 '손길'이 미치면 그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살펴봤듯이 금융감독원의 ELS 불완전 판매 단속 움직임도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위험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투자권유 불원확인서 작성 관행을 없애기로 했으며, 부적함 금융상품 거래확인서 남용 관행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차 강조하지만, ELS 투자자 중 30%는 60대 이상의 고령자이다. 노후자금 수십조 원이 증권사의 대량 매도에 따라 한순간에 허공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국의 ELS에 관한 공격적이고 치밀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생 상품은 언제든지 조작 논란에 오를 수 있음을 당국은 물론 투자자들 또한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박형준  ctzxpp@gmail.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형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73길 23 101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20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