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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금리인하론, 왜 신중해야 하나아베노믹스의 부작용까지 그대로 답습하는 한국 경제
박형준 | 승인 2016.02.04 06:00

왜 금리 인하인가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50%이다. 2015년 6월 11일 이후 유지되고 있으며, 2011년 6월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추가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3월 중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하를 요구하는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

② 지속적인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절벽 우려

③ 중국의 경기 부진 지속

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부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2015년 말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1,200조 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요구를 외면하기를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계부채는 필연적으로 부동산 경기와 맞물린다.

박근혜 정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시절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의 기준을 완화했다. 미분양 주택 물량 해결을 위시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성격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딜레마이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연결되는 것이 가계의 실질이다. 대기업 위주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계를 희생시킨 정책들로 축약될 수 있다.

폭증하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결국 주택담보 대출의 조건을 변경했다. 2월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된다. DTI가 80%를 넘으면 80% 이하로 대출액이 축소되며, 전반적인 상환방식은 처음부터 분할 상환하는 비거치식으로 전환된다. 

무엇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는 다르게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로 논다는 점에서 저금리를 쉽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는 2015년 12월 취급액 기준 14개 은행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대로 올랐다고 밝혔다. 2015년 8월 2%대였지만 슬그머니 오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는 예금은행의 자본조달 비용을 반영한 코픽스 금리의 상승을 제기한다. 

이런 요소들은 금리의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한 회의론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 예금과 적금으로 모일 수 있는 자금을 다시 부동산으로 연결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일 가능성이 있다.

아베노믹스의 후유증을 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는 "윤전기를 돌려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구호로 상징된다. 일본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에 접어들었으며, 국채와 채권을 대거 매입하는 등 이른바 '양적 완화'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취지였다. 

한국도 그 직격탄을 만만치 않게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엔화의 약세로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기업의 수출 증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노린 것이다. 우리 경제의 해법이라고 제시된 담론들은 이미 아베노믹스에서 시도했던 것들이다.

우리로서는 그 후유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확산과 구직난 등 민간의 소비 심리 위축은 소득이 증대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후유증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상승하지 않는 현상을 겪고 있다. 엔화의 약세로 수출은 늘어났지만 수입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늘지 않아 저축과 연금의 수입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수입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결국 소비는 위축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게다가 일본의 수출 증대가 실질적인 증대인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엔 표시 액수의 증가인지 실질적 증가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분기별 수출입 수량지수는 큰 변화가 없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및 대기업 수출 활성화 등 거시적 경제정책은 낙수효과에 기대고 있다. 경기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면 이른바 낙수효과로 가계에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그 믿음은 결국 사내유보금 증가로 드러났다. 3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2015년 9월 기준 총 742조 941억 원이다. 1년간 증가액은 44조 원이다. 실적 부진 속에서 대기업들은 현금 성 자산 쌓기에 주력했다는 의미이다.

왜 자꾸 등을 떠미나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저성과자 해고 지침 등 양대지침 시행을 강행하고 있고,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서명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는 흔들린다. 금리가 낮아 예금과 적금은 의미가 없다. 중국 경제 위기론과 함께 증시 폭락으로 인한 ELS 등 펀드 투입 자금도 위험하다. 가계부채는 증가했으며, 저물가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소비자 물가지수가 0%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해 물가 인상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대기업의 수출 증대를 위한 정책에 집중하려면, 그 수출 증대와 맞물리는 수입 물가 급등에 따른 물가지수 인상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아베노믹스의 교훈이다.

맞물려 움직이는 것이 경제이다. 가계는 이미 등이 떠밀려질만큼 떠밀려졌다. 금리의 추가 인하를 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이유일 것이다.

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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