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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중필씨 유족 "박 검사는 술에 취해 있었다"이태원 살인사건, 故 조중필씨 누나 조모 씨 인터뷰 ①
박형준 | 승인 2016.02.15 06:00

 이태원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늘 염려했던 것은 유족의 아픔이었다. 사건 발생 후 20년 동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사건 당시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사건 발생일은 1997년 4월 3일이었고, 아더 존 패터슨(이하 '패터슨')에 유죄와 함께 징역 20년형이 선고된 제1심 판결일은 2016년 1월 29일이었다. 20년의 무게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가족의 삶도 그 세월만큼 짓눌렸다. 

 게다가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패터슨 측 오병주 변호사는 선고 즉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기자는 故 조중필씨의 누나 조모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사건이 20년 가깝게 해결되지 않는 동안 유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당시 수사기관은 유족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조모 씨는 사건 발생 당시 수사검사였던 박재오 변호사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를 했다. 기자는 이에 대한 박 변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박 변호사의 사무실에 수 차례 전화를 하며 기자의 신분과 연락 목적 등을 밝히고 답변을 부탁했다. 하지만 끝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인터뷰는 총 2회로 나누어 게재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 기자는 故 조중필씨의 선량한 인상이 잘 잊혀지지 않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故 조씨가 조카를 예뻐하며 함께 놀아주던 조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故 조씨는 어떤 동생이었나?

"중필이는 어릴 때부터 반듯한 우등생이었다. 언제나 올수를 맞았고 전교 1~2등의 성적을 유지했다. 홍익대에도 장학금을 받아가며 재학했다.

사고는커녕 욕 한 마디 하지 않았고, 엄마와 누나들에게도 너무 잘했고 다정했던 아들이자 동생이었다. 인정도 많았다.

1997년 4월 3일 여자친구를 바래다주느라 이태원에 처음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중필이는 자격증 준비도 하고 어학 공부도 하는 등 알찬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 동생이지만 정말 아까운 인재였는데, 나쁜 놈들에게 목숨을 빼앗겼다."

- 1월 29일 제1심 법원은 패터슨에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유족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당연한 일이다. 진범을 밝히기까지 19년의 세월이 흘렀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 패터슨이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같아선 200년형이라도 주고 싶다. 패터슨이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증스럽고 악마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 법이 살인자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형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 만 19년의 세월 동안 가족의 삶을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

"죽지 못해서 살았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범인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고 계신다. 돌아가신 후 중필이의 영혼을 만나면 '너를 죽인 살인자를 밝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아빠나 저나 직장을 제대로 다니지도 못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탄원서와 서명을 받으러 다녔고 국가기관이나 정치인·변호사 등 안 찾아다닌 곳이 없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모아뒀던 돈도 다 썼다. 작년에는 부모님 두 분 모두 편찮으셔서 큰 수술을 받으시기도 했다. 건강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셨음에도 법원을 쫓아 다니시는 것이다. 

20년 동안 범인을 찾고 진상을 밝히기 위해 살아온 것 같다. 남들처럼 여행이나 외식은 해보지도 못했다. 웃음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삶이었다."

- 유족께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는 1997년 사건 발생 당시 수사 및 에드워드 리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유족의 눈으로 봤던 흐름이 궁금해서였다. 

기자는 재판 방청 과정에서 중간 휴식 중 어머니 이복수 씨께서 당시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시는 것을 본 바 있다. 검찰이 당시 에드워드 리를 기소하면서 유족에 어떤 설명을 했는지 궁금하다.

"그 당시에는 내가 박재오 검사를 직접 만난 적은 별로 없어서 자세한 것은 모른다. 박 검사를 한두 번 정도 찾아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만나니 사건 이야기보다는 이상한 말을 많이 했다. 나에게는 '전생에 선녀였을 것'이라면서 '나는 전생에 외계인이었다'는 말을 하는 등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박 검사가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심도 들었다.

당시 엄마는 '패터슨도 칼을 가지고 있었으니 두 사람 다 똑같이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박 검사에게 물었다. 그러자 박 검사는 '패터슨은 혼혈아인데다가 부모가 이혼해서 불쌍한 아이이고 성격도 착하고 온순하다'며 패터슨을 두둔하기만 했다. 

개인적 의견이나 인상으로만 수사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됐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엄마의 이야기에 따르면, 어느날 오후 2시경 박 검사를 찾아가니 박 검사가 술에 취한 채 술냄새를 풍겼다고 한다. 박 검사는 '중필이가 불쌍하다'면서 콧물까지 흘려가며 울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상담도 못하고 나온 적이 있다고 했다. 제대로 된 검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 기자 주 -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 이모 씨도 기자에게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에드워드의 말에 따르면, 박 검사는 만취 상태로 나타나 에드워드를 조사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드워드는 '근무 시간에 왜 술에 취해 있느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박 검사는 에드워드에게 욕설을 퍼붓고 서류를 내던지며 격렬하게 반응했다고 들었다."

기자는 이에 관한 박 변호사의 답변을 듣기 위해 박 변호사의 사무실에 수 차례 전화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의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다.)

- 이런 이야기는 어떤 매체에서도 한번도 보도된 바 없었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자들이 중요하게 여긴 것 같지 않았다."

- 에드워드 리의 재판을 지켜보시면서 아직도 기억나는 점이 있다면?

"에드워드 리도 공범이라고 생각한다. 살인을 부추기고 망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판결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손만 씻으러 갔을 뿐이라는 에드워드의 말은 거짓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범행 후 자신의 친구들에게 낄낄대고 웃으며 '우리가 누군가를 찔렀다'고 말했다. 분명히 공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계속 한다. 에드워드 리는 흥분해서 벌개진 얼굴로 씩씩대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부자(父子)가 똑같은 모습을 자주 보였다.

우리 가족은 에드워드 리와 패터슨 모두 용서할 수 없다. 19년이 지나 성인이 되고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됐으면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반성의 기미 없이 계속 거짓말만 한다. 에드워드 리는 법률상 처벌을 할 수 없지만 반드시 인과응보로 하늘이 벌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다음에 계속)

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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