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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역발상 투자 권하는 언론, 과연 옳은가[분석] 블랙스완으로 지목된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도 언급해야
박형준 | 승인 2016.02.26 06:00

ELS 역발상 투자를 권하는 일부 언론

중국과 홍콩 증시의 급락 사태가 벌어지며, 홍콩 H지수는 7,500~8,2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1년 전 14,800선을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치명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기가 대두된 것은 홍콩 H지수에 연계된 ELS(주가연계증권)이다. 한국 내 ELS 발행총액은 2015년 기준 66조 9,923억 원이다. 이중 60% 가량인 37조 원 이상이 홍콩 H지수에 연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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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역발상 투자라며 ELS 투자를 권유하고 나섰다.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한국일보> <연합뉴스>는 ELS 투자를 권하거나, "고개를 들고 있다"고 소개하며 간접적으로 권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경제> 17일자 칼럼 <[한경데스크] 공포 이길 수 있는 역발상 투자>(링크 클릭)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소개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임원은 '지금이야말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다'는 말을 했다. 지금 들어가면 손실을 볼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비관주의가 극에 달했을 때가 가장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는 존 템플턴(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 창업자)의 말을 되새겨 볼 만한 시점이다."

원금비보장형 ELS는 녹인(Knock in Barrier-원금손실 발생가능 조건)을 설정해놓고 연동된 주가지수나 특정 주식의 주가가 해당 녹인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나 홍콩의 주가 지수가 바닥을 찍은 것이라면 위의 칼럼은 충분히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위의 권유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블랙스완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검토한 후에도 낙관적이라는 결론이 나와야만 권유도 설득력을 갖는다.

ELS의 블랙스완 가능성, 중국 은행권 부실

블랙 스완(Black Swan)은 "일어날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 발생하면 엄청난 후폭풍이 따라오는 것"을 말한다.

한편으로 "후폭풍이 지나가고 나서도 이런저런 이론을 끼워맞춘 후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착각하며 다음도 대비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적절한 예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당시 미국 연준의 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은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만 투자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매우 조절적인 정책을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선호된 것은 CDO(부채담보부 증권)이었고, 주택담보대출이었다. 결국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이 낮아지며 누구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결국 2006년에 이르러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채무자가 급증했다. 그리하여 발생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던 것이다.

한국의 자금 37조 원이 묶인 홍콩 H지수 연계 ELS의 블랙스완은 무엇일까? 일단 중국 은행권의 부실을 짚을 수 있다.

카앨 배스 헤이먼캐피털 회장은 10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중국발 신용위기가 발생할 때, 중국 은행들의 손실 규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미국 은행권 부실 규모의 400% 이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스 회장은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짚었다.

① 과도한 레버리지(leverage) - 차입금을 지나치게 많이 들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려 들었다.

② 규제를 이용한 차익거래(Regulatory Arbitrage)를 노린 무분별한 위험 감수

③ 무책임한 리스크 수용 - 중국 은행권의 자산 규모는 11배 이상 늘어난 34조 5천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위험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배스 회장은 이어서 "중국 은행권이 부실채권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면 3조 5천억 달러(약 4,180조 원)의 자본이 증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은행권의 자산 증가는 약화되는 GDP의 성장과 맞물릴 때 괴리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감소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한때 4조 달러를 넘겼던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현재 3억 2천억 달러 선으로 줄었다. 

배스 회장은 심지어 "중국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유동적인 외환보유고는 2조1000억~2조200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했다. 그러면서 "이는 은행 구제금융 실시에 필요한 최소 자금 2조7000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일 배스가 분석한 중국의 가용 외환보유고 포지션

실제로 중국은 보유했던 미국 국채를 대량매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15년 12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의 국채는 1조 2,460억 달러로 여전히 가장 많지만 한 달 사이에 403억 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국채를 대량매도했다는 것은 외환보유고를 채우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씨를 지핀 사람이 바로 조지 소로스이다. 조지 소로스는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하며 위안화 하락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도 위안화의 가치가 20~50% 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증시 뿐 아니라 중국의 국가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위험 요소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ELS의 역발상 투자를 권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지에 대해서 누구도 알 수 없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세계 5대 블랙스완 중 하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2016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5개의 블랙스완을 거론했다.

- 브렉시트 (Brexit:영국의 EU 탈퇴)

- 중국 경제의 경착륙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 미국의 소비침체

-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

조지 소로스는 중국의 경착륙에 대해 "사실상 지켜보고 있으며 이미 지켜보고 있다"고 강하게 단언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지만, 실제로 중국의 경제성쟝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지난 5년간 4%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국민을 상대로 ELS의 역발상 투자를 권하려면, 중국의 거시경제 전반을 모두 연구한 뒤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까지 덧붙여야 한다. 돌발적인 상황에서 일반적 예상만을 근거로 역발상 투자를 권한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닥칠 수도 있다.

현재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 대선후보들은 하나같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한국 내 사드 배치를 합의했다.

홍콩에서는 노점상 단속에 따른 '어묵 혁명'이 일어나 시위대가 폭력시위에 나섰고, 중국은 경고사격까지 하며 진압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시위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과연 ELS의 역발상 투자 권유는 옳은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문제이다.

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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