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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고뇌의 바다에 빠진 슈퍼맨, 관객도 슬프다[리뷰] 배트맨은 배트맨이고, 슈퍼맨은 슈퍼맨이다
박형준 | 승인 2016.03.24 13:45

<맨 오브 스틸>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입·배급=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슈퍼맨은 DC 코믹스가 탄생시킨 대표적인 영웅이다.

크립톤 행성에서 온 외계인으로서, 클라크 켄트라는 기자로서 지구에서 살고 있다. 이어 정의 구현을 위해 무지막지한 힘을 이용해 약자를 돕는다.

<맨 오브 스틸>은 사실상 '슈퍼맨 리메이크'였다. <슈퍼맨 리턴즈>가 이미 개봉된 적 있지만, 흥행 부진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을 맡고 잭 스나이더가 맡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을 맡으면서 슈퍼맨에는 상당할 정도로 배트맨의 색채가 입혀졌다. 늘 밝고 긍정적이었던 슈퍼맨과는 달리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은 어두운 고뇌에 쌓여 있다.

그 고뇌의 근원은 지구인으로 살아왔지만 사실은 크립톤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기 때문에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이다. 

하지만 이는 관객들에게 전통 파괴로 느껴졌던 것 같다. 2억 2,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총 6억 8,800만 달러의 흥행을 거둠으로써 돈은 많이 벌었지만, 평가가 썩 좋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쉽게 말해 <다크 나이트>의 슈퍼맨 버전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슈퍼맨의 배트맨화였다.

<맨 오브 스틸>은 일명 DC 확장 유니버스(DCEU:DC Extended Universe) 세계관을 드러낸 작품이다. DC 코믹스가 생산해냈던 작품의 실사영화를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린 평행세계에서 구현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24일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EU의 두번째 작품이며,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영웅의 고뇌는 거듭된다

<맨 오브 스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굴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던 것인지, <배트맨 대 슈퍼맨>도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에서 이어진다.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배트맨의 고전적 설정은 그대로인데다가 슈퍼맨에 대한 세상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물론 의외의 정치성도 보인다. 슈퍼맨을 바라보는 분위기는 한니발을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를 영웅시하는 로마의 민중과 영웅의 독재를 반대하는 원로원의 대립 관계를 보는 기분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한 장면, 수입·배급=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맨 오브 스틸>을 거친 슈퍼맨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하지만 외계인이 영웅으로 거듭났으며,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영웅에 대한 정치인들의 경계심이 초반부를 지배한다. 

이 논쟁은 렉스 루터 주니어(제시 아이젠버그 분)가 고도로 상황을 연출해 유발시킨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렉스 루터 주니어는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이 조드와 싸우는 사이에 건물이 무너져 장애인이 된 브루스 웨인의 전 직원을 이용해 배트맨까지 슈퍼맨에 대한 적대 세력으로 만들어나간다.

그리하여 슈퍼맨과 배트맨은 싸운다. 사실 배트맨은 장비의 힘이 아니면 감히 슈퍼맨의 상대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세계관 자체가 배트맨이 살던 고담의 풍경인데다가 제작진도 <다크 나이트>의 강력한 영향 하에 살던 사람들이라 배트맨은 그렇게 '에디터'의 기운을 얻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한 장면, 수입·배급=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물론 이 과정에서 허술한 각본이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슈퍼맨과 배트맨은 제각각 영웅의 고뇌 끝에 전투를 벌이지만, 황당무계한 이유 때문에 상황이 급반전된다.

연결이 전혀 매끄럽지 않아서 어이없다는 느낌을 준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어두운 분위기와 맞물리면 그 허술함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결말에 이르려면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 이어진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할지도 모른다. 밝고 긍정적인 영웅 슈퍼맨은 그리하여 확장된 평행세계에서 고민만 실컷 하다가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을 상황을 맞이한다.

피로감을 주는 어두운 설정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한 장면,

수입·배급=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슈퍼맨은 슈퍼맨이고, 배트맨은 배트맨이다. 배트맨의 세계관에 슈퍼맨을 끌어들이면 슈퍼맨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뿐이다. 나아가 지켜보는 관객도 상당한 혼란을 겪게 된다.

이야기 자체가 흡입력이 없다 보니,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각종 컴퓨터그래픽은 동떨어진 느낌을 주며 쉽게 피로를 준다. 상영시간 자체도 2시간 20분 가량으로 결코 짧지 않다. 

렉스 루터에 대한 표현도 제시 아이젠버그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이도저도 아닌 느낌을 준다. 현대화된 렉스 루터를 꿈꿨던 것 같지만, 슈퍼맨에 대한 적개심의 근원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슈퍼맨과 배트맨을 이렇게 고민없이 뒤섞어서야 관객도 결국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 배트맨의 세계관에 녹아든 슈퍼맨은 두번째 작품에서도 낯설다. 

그렇기 때문에 DCEU가 마니아적 소재인지, 대중적으로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소재인지에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너 브라더스는 이에 굴하지 않을 기세로 보인다. 2017년 연말 개봉을 목표로 <저스티스 리그 파트 1>이 한창 제작중이기 때문이다.

비난의 표적은 잭 스나이더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300> 등에서 드러난 그의 특징이 슈퍼맨에 대한 캐릭터 붕괴로 연결됐다고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과 어두운 설정 등 그의 특징들은 과연 시리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된다.

문장 하나를 그저 반복하고 싶을 뿐이다. 슈퍼맨은 슈퍼맨이고, 배트맨은 배트맨이다. 산이 산이고, 물은 물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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