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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에디> 어리버리한 토네이도가 하늘을 날기까지[리뷰] 최선의 노력과 떳떳한 승부의 참된 가치를 말하다
박형준 | 승인 2016.04.07 13:00

성취 동기가 분명한 사람에 관하여

"네 파트너 말야, 한석율이. 내가 볼 때 그 친구는 성취 동기가 분명한 부류야. 네가 실력이 없으면 그걸 이용해서 자기가 돋보이려 할 것이고, 네가 실력이 좋아도 그걸 이용해서 자기가 돋보이게 할 거고.

성취 동기가 강한 사람은 토네이도 같아서 주변을 힘들게 하거나 피해를 주지. 하지만 그 중심은 고요하잖아. 중심을 차지해." - tvN 드라마 <미생>에서, 오상식 과장이.

성취 동기가 강한 사람이 토네이도 같은 이유는 오로지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기 때문이다. 달리다 보면 주변과 부딪쳐 넘어질 수도 있다. 보통은 부딪치기 싫어서 피한다. 하지만 토네이도는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그래서 그 주변은 힘들어지거나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목표만 바라보고 번다한 잡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수리 에디> 수입·배급=(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독수리 에디>의 에디 에드워즈(태런 에저튼 분)는 전형적인 토네이도이다. 영국의 스키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그는 '스키 점프'로 종목을 바꾼다.

하지만 그를 지원하느라 지친 아버지는 그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미장이가 될 것을 강권한다.

게다가 1980년대 후반 기준으로, 영국에서 스키점프 선수로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1920년대에 딱 1명이 있었을 뿐이었다. 적어도 영국에서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분야였다.

영화에서 그는 큰 재능을 가진 선수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토네이도답게 오로지 중심에 위치시켜 놓은 목표만을 생각하며, 부모님과 주변의 힘겨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 나간다.

다행히도 부모님은 그의 집념을 강제로 꺾으려 하지는 않는다. 물론 힘겨움은 여전하다.

누구도 가르쳐 준 적도 없었고, 해본 적도 없었다. 따라서 그의 스키점프 연습은 주변의 비웃음을 살 뿐이었다. 미국의 천재 스키점프 선수였다가 문란한 사생활로 술꾼이 돼 살고 있는 브론슨 피어리(휴 잭맨 분)도 마찬가지였다.

토네이도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중심이 무너지지 않아서이다. 마침 스키 점프도 중심을 잡아야 유리한 스포츠였다. 서로 통하는 집념이었을 것이다. 결국 비웃음과 냉소로 일관하던 브론슨도 어느덧 마음을 바꿔 그의 코치를 맡는다.

열정만 앞설 뿐 체계적 훈련도 받지 않았고, 재능도 불확실한 에디였다. 잃지 않은 중심만으로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 <독수리 에디>의 중심 내용이다.

'어리버리'가 세상을 놀라게 하기까지

<독수리 에디>는 캐릭터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실제 에디 에드워즈의 외모도 분명하게 묘사했다. 그의 큰 잠자리 안경은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가는 그의 성격과 맞물려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지고 굼떠 보이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독수리 에디>의 한 장면. 수입·배급=(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그래서 그에 대한 비웃음이 배가되는 안타까움이 있다. 하지만 굴하면 어떻게 토네이도라고 할 수 있을까? 집념의 실현을 위해, 헛간에서 잠을 자는 고생도 온갖 부상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어리버리'의 노력에 스키점프 강국 핀란드 선수들은 '썩소'를 지으며 비웃을 뿐이고, 브론슨의 냉소 또한 쉴새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지성이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것이었다. 굴하지 않는 에디의 노력에 브론슨은 결국 코치 역할을 해주기로 마음 먹는다. 에디의 노력을 보며, 난잡한 사생활 때문에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회한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기 때문일 것이다.

<독수리 에디>의 한 장면. 수입·배급=(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실 <독수리 에디>는 크게 이야기할 거리는 없는 영화이다. 일단 기본 바탕은 실화이며,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의 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말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높은 곳에서 하늘을 날아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에디의 모습은 보기에도 시원시원하다. 게다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도 나름대로 진한 편이다.

그리하여 <독수리 에디>는 강조한다. "올림픽은 승리보다 참가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승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승부를 겨루기 위해 기회의 땅에 서기까지 그의 노력에 더 큰 박수를 보내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이다.

<독수리 에디>의 한 장면. 수입·배급=(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성취 동기가 분명했던 '에디'라는 토네이도는 그리하여 승리자가 됐다. 금메달만이 승리자가 아니다. 

한동안 우리는 은메달을 획득하면 죄인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선수들을 지켜봤던 적이 있다. 다행히 우리의 의식도 성숙해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커졌다. 메달 색깔이 무슨 상관이던가? 최선의 노력을 다 했고, 떳떳한 승부를 겨뤘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독수리 에디>는 그렇듯 우리가 늘 잊고 있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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