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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아가씨' 칸 영화제 진출, 한국 언론 또 '국위선양' 집착할까박찬욱 감독이 한국 언론의 수혜를 입었던 방식들
박형준 | 승인 2016.05.13 06:00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모호필름

제69회 칸 영화제의 일정은 현지 시각으로 1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위원장은 <매드 맥스> 시리즈의 연출자 조지 밀러 감독이며, 우디 앨런으이 <카페 소사이어티>가 개막작이다.

우리의 관심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의 경쟁 부문 진출에 쏠려 있다. 박 감독은 2004년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 감독의 해외영화제 수상 여부를 두고 경마식 보도를 진행하는 것은 한국 언론의 고질적 악습이다.

배우 전도연이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언론사들이 속보 경쟁에 치우친데다가 고질적인 서열 나누기를 좋아하는 한국 언론의 습성으로부터 비롯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한국 언론 특유의 경마식 보도로 인해 수혜를 입은 바도 있다. 박 감독은 2004년 이후 한국 언론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국위선양'이었다. 

물론 칸 영화제의 권위는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데다가 주요한 상을 받으면 대통령의 축전까지 받는 것이 관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무려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따라서 한국 언론이 주목하는 '서열 나누기'와 '국위선양'이라는 2개 요건을 채웠으니, 구미가 매우 당기는 감독이기도 하다.

박찬욱 감독 둘러싼 <친절한 금자씨> '3관왕' 보도 행렬 

박 감독이 한국 언론의 수혜를 입었던 대표적 사례는 <친절한 금자씨>의 베니스 영화제 진출이었다. <친절한 금자씨>는 비공식 부문의 상 3개를 수상했다. 내역은 다음과 같다.

 - Cinema Of The Future (미래의 영화상) :심사위원은 18∼26세의 이탈리아 고등학생과 대학생

 - Young Lion Award (젊은 사자상) : 심사위원은 18∼ 22세까지의 이탈리아 전역의 영화학도 22명

 - Best Innovated Film Award (가장 혁신적인 영화에게 주는 상) :심사위원은 이탈리아에 근거지를 둔 유럽출신 영화인협회 '알카시네마 지오마니(Arcacimena Giovaney Association)' 회원 100명

'본상 수상' 여부를 두고 치열한 보도를 하던 한국 언론의 기대에 맞지 않는 상임이 분명했다. "국위선양의 영웅에게 고등학생과 지역 영화 클럽이 상을 줬다"고 전면에 내세워 보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후 한국 언론은 '3관왕'이라는 초유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한국 언론이 '3관왕'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박 감독의 비공식 부문 수상 내역을 과잉 미화하며 '언플'을 진행했던 어두운 역사가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스틸컷 ⓒ모호필름

'3관왕'은 영화제를 올림픽 금메달 바라보듯 한다는 한국 언론의 시선이 그대로 반영된 표현이자, 과잉 미화의 근거로 바라볼 수 있는 표현이다. 이와 같은 전력을 감안할 때, 박 감독은 한국 언론의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임권택·김기덕·이창동 등 해외영화제에서 유수의 상을 수상한 다른 영화감독들도 있다. 그중 유독 박 감독만이 '국위선양의 영웅'이 됐으며, 개봉작마다 모든 언론이 과잉 보도를 쏟아내며 세상의 관심을 유도한다. 

칸 영화제 공식 부문 시상 내역은?

제69회 칸 영화제의 공식 포스터.

장 뤽 고다르 감독의 1963년작 <경멸>의 한 장면을 가져 왔다.

ⓒ칸 영화제

잘 알려지다시피 칸 영화제 최고의 상은 황금 종려상이다. 최우수작품상으로 볼 수 있다. 장편과 단편을 나누어 수상한다. 

박 감독이 수상했던 적이 있는 심사위원 대상은 그 다음 가는 권위를 가진 상이다.

이어 감독상·각본상·촬영감독상 및 배우들을 위한 남우·여우주연상, 그리고 심사위원상이 있다. 경쟁부문에 대한 시상 내역은 이렇게 한정된다.

그외에는 '주목할 만한 시선(Prix Un Certain Regard)'이 있다. 2010년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와 2011년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외에도 다수의 한국 영화들이 초청된 바 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시선'은 공식 경쟁 부문 수상 내역에 비하면 격은 다소 처진다. 만들어진 동기도 "젊은 영화인들을 발굴·격려한다"는 것이며, '독창성'을 중요시한다.

물론 저마다의 작품성과 개성을 가진 영화들을 지나치게 서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상을 못한 영화라고 작품성이 꼭 떨어진다는 개연성은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한국 언론의 영화제를 바라보는 눈과 그 방식이다. 한편으로, 칸 영화제는 심사위원장의 성향도 중요하다. <매드 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가 심사위원장임을 감안하면, 과연 <아가씨>가 조지 밀러의 성향과 잘 맞을지에 대해서도 판단하는 것이 옳다.

그 판단조차도 단순한 예견에 불과하다.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면, 그게 어디 영화제 수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박 감독으로서는 <아가씨>의 수상 여부가 중요할 수 있다. 미아 바시코프스카·매튜 구드·니콜 키드먼·더못 멀로니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스토커>가 저조한 흥행과 관심도를 기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관객도 총 37만 명에 머물렀다. 예상치 못한 소규모 배급이었다는 한계도 있었지만, 분명 박 감독답지 않은 결과였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박 감독의 수상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이다. 올림픽에서조차 하지 않는 순위 집계에 집착해 또다시 박 감독의 '수상 획득 중계'에 머무를지, 그리고 대중 또한 거기에 길들여져 똑같은 태도를 보일지 매우 궁금해진다. 

<아가씨>는 6월 1일 개봉이 예정됐다.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일제시대 배경으로 각색해 영화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원작도 초반부만 참고했다고 한다. 칸 영화제에서의 시선과 국내 개봉 이후의 시선 모두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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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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