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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게임 팬 아니면 비난·차별당하는 '발로 한 편집'[리뷰] 허술한 편집에 개연성이 날아갔다
박형준 | 승인 2016.06.10 13:06

'전쟁의 서막'은 저주를 깰 수 있을까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게임 원작 영화들의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게임의 이야기는 대체로 장대하다. 하지만 영화는 2시간 내외의 시간에서 짧고 집중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

영화와 게임은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지도 모른다. 

유니버셜은 이에 장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블라자드의 인기 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영화화하기로 한 것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첫 영화로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이하 '전쟁의 서막')은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될 큰 도전으로 볼 수도 있다.

<히트맨> <둠> 등 숱한 게임들이 혹평으로 실패했다. 엄청난 팬을 거느린 블리자드 사의 게임은 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봤다.

유니버셜의 야심이 느껴지는 CG

익히 알려졌듯이, <전쟁의 서막>은 1994년 발표작 <워크래프트:오크와 인간>을 영화화했다.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총 10종의 게임이 발표된 장대한 세계관을 가진 게임이기 때문에, 영화화도 초대형 시리즈를 견지할 가능성도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인간이 사는 아제로스 왕국과 오크의 대결이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살고 있지만, 오크의 행성이 황폐화되면서 새로운 거주지로 인간의 행성을 노린 것이다. 마치 게르만족의 민족 대이동을 연상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세계든 두 세력의 공존을 추구하는 온건파가 있고, 반대 세력의 말살을 추구하는 강경파가 있다.

오크에게도 이 분열이 일어나고 아제로스 왕국도 어쨌든 오크의 침공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치열한 힘 싸움과 마법의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는 게임에서는 없는 설정이며, 영화에서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전쟁의 서막>은 유니버셜의 야심을 대변하듯이 매우 자연스러운 컴퓨터그래픽으로 거대한 세계관을 구현한다. 인간과 오크의 전투도 매우 실감나거니와 인간과 오크가 각각 거주하는 세계도 몰입감이 대단하다.

오크의 강력함을 미약한 인간이 어떻게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지만, 인간의 삶을 반영하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크에 어떻게든 맞서는 인간이 섬세하게 그려지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적어도 눈만큼은 심심하지 않다. 유니버셜이 왜 이 장대한 서사시를 영화화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갈림길

문제는 편집이 엉망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개연성이 중간에 뚝뚝 끊어진다. 게임의 팬이라면 알고 넘어가는 부분이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황당한 요소도 있고 몰입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 메디브가 왜 수호자인지에 대해서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알기 어렵다.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그렇다고 게임의 팬만 대상으로 만든 영화라고 보기도 어렵다. 영화 전체의 개연성은 게임을 모르는 팬도 관람 대상으로 노렸다는 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정쩡해졌다. 차라리 중국의 드라마 시리즈 <삼국>처럼 <삼국지연의>를 아는 사람이 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이야기 구성을 했다면 나을 뻔 했다.

그러다 보니 눈은 심심하지 않은데 머리가 심심해진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영화라고 하기엔 무게감이 상당해서 머리를 비우고 보기도 어렵다.

이 모든 것은 편집이 엉망이어서 그렇다. 거기에 이 영화는 캐릭터를 버렸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없으니, 모든 등장 캐릭터는 2차원 인물에 머물고 만다. 게다가 뜬금없는 상황에서의 난데없는 사랑놀음까지 슬쩍 끼워 넣었다.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그러다 보니,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철저하게 차별당하는 영화가 됐다. 돈 내고 "왜 보러 왔냐"는 비난당하고 소외당하는 영화가 되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다 보니 너무 많은 것을 추구했지만, 그중 하나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면, 눈요기에만 집중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야기가 받쳐주지 않는 눈요기는 피로에 시달릴 뿐이다. 유니버셜이 장대한 서사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일 것이다.

후속작에서부터라도 돈 내고 비난당하고 차별당하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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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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