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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 평면적인 '여사님'과 지나친 '리맴버' 흔적 아쉽다[리뷰] 손을 벌벌 떨던 '사모님'이 기억에 선한 사건, 힘을 조금만 뺐더라면…
박형준 | 승인 2016.06.16 17:25

'사모님 사건'의 충격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콘텐츠 케이

이른바 '사모님 사건'으로 불리는 '영남제분 회장 사모님 청부 살인 사건'이 세상에 던진 충격은 강렬했다.

일부 재벌가 사람들이 정말로 "돈이면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람까지 죽인 실제 사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모님이 허위 의혹이 불거진 진단서를 매개로 수차례 형 집행정지를 받아가며 병원의 VIP실에서 편하게 거주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 사람은 피해자의 아버지였다. 국내와 해외를 수차례 오가며 수사 정보를 파악해가며 범인들을 검거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결국 청부 살인 과정은 물론 납득하기 어려운 형 집행정지 과정까지 드러나 영남제분까지 뒤흔들었다. 영남제분은 결국 2015년 5월 한탑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이하 '특별수사')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연기파 배우 김명민은 전직 경찰 출신의 '사건 브로커' 최필재를 맡아 사건과 관련이 없는 캐릭터를 맡았다. 하지만 악역 '여사님(김영애 분)'은 영락없는 '사모님'이 모티브이다. 

사돈처녀를 죽인 사건은 며느리를 죽인 사건으로 바뀌었다. 여사님 주변에 장학생들과 폭력조직원들이 들끓고 있는 사건은 언제서부턴가 흔해진 재벌 모티프 영화의 전형적인 특징이 됐다.

여기에는 SBS 드라마 <리맴버:아들의 전쟁>와 비슷해보일 수 있는 이야기가 대거 개입됐다. 이른바 '장학생'을 관리하는 설정과 사모님이 직접 기업 경영자라는 설정 등이 그렇다.

한 가지 민감한 것은 인천을 배경으로 한 제철회사가 거의 직접적으로 명시된다는 사실이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제철회사는 과거에 '인천제철'로 유명했던 현대제철이다.

영화에서는 '대해제철'이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알지만, 인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곧바로 그 현대제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시원시원한 전개와 좋은 연기의 결합

<특별수사>는 질질 끄는 기색 없이 직구를 던져가며 영화를 진행한다. 질질 끌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상적인 컷들을 적절히 나열하는 방식으로 필재의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배합해 무리 없이 진도를 나간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의 한 장면 ⓒ콘텐츠 케이

무엇보다 김명민·김영애·성동일·혁권·김상호·이문식·신구·김뢰하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이른바 '구멍'이 없다.

아역을 맡은 김향기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돈을 추구하던 삶을 살던 필재가 점차적으로 을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며, 갑에 대한 을의 반란을 주도하는 과정이 물 흐르듯 진행된다.

김명민의 연기는 <하얀 거탑>의 장준혁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조선명탐정>의 김민 등 그동안 화제였던 자신의 캐릭터들을 두루 섞은 듯 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특별수사>의 최필재를 독자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나간다. 기존의 연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색깔을 드러낸 것을 볼 때, 과연 김명민다운 면모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사님'의 캐릭터이다. 김영애의 연기 문제는 당연히 아니다. '갑'에게 온갖 나쁜 이미지를 모두 주입시키려고 하면서 조금은 과한 힘을 준 것이 문제로 작용했다. 대중이 재벌에 대해 갖는 나쁜 인상을 캐릭터 하나에 모두 주입시키면서 반대로 현실성과 입체적인 맛이 떨어진 것이다. 

'사모님 사건'의 사모님은 멀쩡히 병실 침대에 앉아 있다가 누군가가 오니까 곧바로 손을 떨면서 환자 행세를 했던 치밀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의 한 장면 ⓒ콘텐츠 케이

전반적으로 <리맴버: 아들의 전쟁>이 많이 개입된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아들이 딸로 바뀐 채 '딸의 전쟁'이 중심적 이야기로 자리 잡는다. 누명을 쓴 아버지와 누명을 벗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녀의 이야기는 분명히 감동적이다.

하지만 전광렬-유승호가 처절하게 묘사한 바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를 능가하지 않는 한 큰 신선함을 주기는 어렵다.

힘을 조금만 뺐더라면…

위에서 제기했던 영화 속 아쉬운 점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금은 과한 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감할 수 있거나 입체적인 악이 중요한 이유는, 빨려 들어갈 것 같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계가 모호한 것이야말로 사람이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힘을 조금만 빼고 '여사님'을 다소 다른 방향의 캐릭터로 묘사했으면 어땠을까? 좋은 연기들과 시원한 전개, 그리고 최필재가 초월적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특별수사>의 매력이 더욱 크게 상승했을 것 같아 퍽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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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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