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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오브 타잔' 타잔, 만행의 상징 '콩고 자유국'과 맞서다[리뷰] 뻔하다, 하지만 보여줄 것은 확실히 보여준다
박형준 | 승인 2016.06.30 13:35

'레전드 오브 타잔'의 배경은 콩고 자유국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콩고 자유국은 중앙아프리카 콩고 지역에서 1885년부터 1908년까지 존속했던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2세의 개인 식민지였다.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국제적인 지지를 받아 콩고에 개인 식민지를 건설했던 것이다.

이후 콩고 자유국은 기존 제국주의 국가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악명을 떨친다.

상아 무역을 독점한 것은 물론, 자전거의 고무 타이어 등의 발명으로 수요가 폭증하던 고무 수출을 위해 콩고 원주민에게 강제로 할당량을 부여했다.

할당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부녀자 납치·손목 절단·참수형 등이 기다리고 있다. 저항을 하면 당연히 학살당했다. 이로 인해 죽은 원주민의 수는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참상은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국제사회에 알려진다. 여기에는 마크 트웨인과 코난 도일, 그리고 영국 귀족들의 노력도 개입됐다.

레오폴드 2세는 각국 언론에 뇌물을 주며 여론 조작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도 금방 들통 나고 말았다.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 레오폴드 2세는 콩고에서 손을 뗐고, 벨기에 정부로 소유권을 넘긴다. 개척 과정에서의 빚도 오로지 벨기에 정부의 몫이 됐다.

레오폴드 2세의 사망 후 벨기에 국민들 중 일부는 그의 관에 침까지 뱉었다. 여기에는 불륜녀와 2명의 사생아를 낳는 등 그의 개인적 일탈도 큰 영향을 끼쳤지만, 그가 콩고에서 저지른 학살행위 등 국제망신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가 콩고에서 저지른 행위는 오로지 그의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벨기에 국민들도 그를 용서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은 타잔(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 분)과 레오폴드 2세의 개인 특사 '레온 롬(크리스토프 발츠 분)'의 대결을 그린다. 이 영화의 배경은 레오폴드 2세의 콩고에서의 수탈과 학살이다.

신분을 되찾은 타잔의 정글 복귀

'레전드 오브 타잔'은 "타잔이 영국의 대귀족 그레이스톡 가문의 후계자로 돌아갔다"는 설정과 함께 영국 귀국 이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작에서는 "친구가 이미 가문의 후계자가 된 것을 알고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결말이었다.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의 한 장면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그리하여 타잔에게 정글 복귀를 위해 필요했던 명분이 바로 콩고 자유국이었다. 사무엘 L. 잭슨이 맡은 조지 워싱턴 윌리엄은 실존 인물이다. 윌리엄은 레오폴드 2세와 손을 잡고 콩고에 기술자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가 콩고 자유국을 눈으로 본 뒤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항의 서한을 보냈던 사람이었다. 

윌리엄과 타잔은 그렇게 콩고 자유국을 방문하며, 제인(마고 로비 분)이 굳이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고집을 피울 수밖에 없었다.

악당이 주인공의 여인을 납치해서 나쁜 짓을 해야 영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인은 레온 롬에게 납치되고, 윌리엄과 타잔은 제인도 구하고 레온 롬도 막을 겸 여정을 시작한다.

비슷한 시기에 <정글북> 애니메이션이 개봉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동물에게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그 동물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 견지해야 하는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뻔한 전개이지만, 동물과 원주민의 관계·원주민과 제국주의 침략자의 관계 등 복합적인 구도는 인상적이다.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의 한 장면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다만 아쉬운 것은 등급 분류에 대한 고민 때문인지 콩고 자유국의 악행은 비교적 순화됐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특별히 더 잔혹했던 콩고 자유국은 여타 제국주의 침략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져 그 중대한 만행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뻔한 이야기, 하지만 광활한 스릴

타잔의 이야기는 뻔하다. 제인이 납치됐고, 구해야 한다. 이것도 뻔하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관객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얄미울 정도로 냉정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악역을 잘 소화하는 코리스토프 발츠의 연기력 또한 빛이 난다. 과연 007 시리즈의 스펙터 두목다운 악역의 진수로 볼 수 있다.

이어 광활한 콩고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타잔·동물들이 보여주는 클라이맥스의 대결투도 매력적인 스릴을 보여준다.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대조해 타잔에 대한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렇듯 <레전드 오브 타잔>은 뻔하다는 한계를 "보여줄 것은 확실히 보여준다"는 결론으로 극복한다. 추억과 스릴을 잡았으면, 잡을 것은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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