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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개헌인가 ②] 이재오 전 의원의 '다문화론'이 헌법 이념될 가능성[분석] 보수와 진보가 모두 이익보는 것, 평범한 사람에게도 이익일까
박형준 | 승인 2016.07.04 06:00

이재오 의원의 개헌론 속 주목해야 할 "다양한 문화의 창달"

대한민국 헌법 제9조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

이재오 전 의원은 4·13 총선에서 낙선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야당의 단일화 성공으로 인해 6선에 실패한 것이다.

이로써 제20대 국회에서 제기된 개헌 논의에서 이 전 의원은 입장에서 비켜난 지 오래이다. 하지만 2011년부터 꾸준히 개헌을 이야기했고, '개헌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이 전 의원을 빼놓고 개헌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 장관을 맡던 2011년 1월 30일부터 2월 9일까지 자신의 트위터에 개헌에 관한 이야기를 올렸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아래 이미지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재오 전 의원의 트위터

헌법 제9조의 '전통'이라는 글자를 삭제하고 '다양한'이라는 단어를 붙이려고 했다. 쉽게 말해 '다문화'를 헌법상 이념으로 못 박으려 한 것이다.

헌법 제9조는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원리가 담긴 조항이다. 국가는 헌법 제9조로부터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를 침해하는 문화할 동을 제한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문화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 등을 할 의무가 만들어진다.

이중에서도 '전통'과 '민족'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대한민국의 주된 구성원은 흔히 말하는 '한국인'이라는 한민족이다. 반만년에 가까운 정체성이 반영된 조항인 것이다.

'다양한'이라는 말이 들어감으로써, 이주민들의 문화 또한 대한민국의 문화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결국 다문화 찬반 논란으로 논의가 파생되게 돼 있다. 이 전 의원이 낙선했다고 해도 비박계에는 그의 영향을 받던 의원들이 있다. 따라서 무시할 수 없는 논의이다.

다문화에 대한 반감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다문화에 대한 반감은 결국 경제적 충돌과 일상의 충돌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결혼이주민과 외국인 노동자 등은 대개 개발도상국 출신자들이다.

이슬람교를 믿는 등 우리와 다른 문화에서 살던 사람들도 대거 국내로 유입됐다.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유 중 하나도 이민자에 대한 서민층의 반감이라고 볼 수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 전 대표의 블로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월 31일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대책으로 중국 동포(조선족)를 대거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역시 이 전 의원의 개헌론과 맞물리는 주장이다. 김 전 대표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진 현역 의원이라는 점에서 개헌에 그 주장을 반영시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조선족이 됐든 그외 개발도상국 출신자들이 됐든, 이 전 의원이나 김 전 대표 같은 국가적 기득권자들은 유입되는 이주민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가의 이익과 자본의 이익을 위해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민을 대거 유입시킬 뿐 그로부터 파생될 갖가지 논란과 문제점은 이들의 삶과 무관하다는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

다문화는 한편으로 보수와 진보의 구분 없이 사회 엘리트들에게는 모두 큰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한국의 기성 언론은 "저학력자·저소득층이 이주민에 반감을 가졌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알리며, 마치 "돈 없고 무식한 것들이 일을 저질렀다"는 식의 보도를 한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진보 세력이 다문화 반대 여론을 향해 설득의 노력보다는 '인종 혐오론자'나 '인종차별주의자' 혹은 '제노포비아'라는 낙인찍기에 열을 올림으로써 부작용을 양산한 흔적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혐오'라는 단어는 언론과 진보 세력이 자신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자신들에 대한 반대를 차단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단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다문화 추진론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답을 제시해야 할 것은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엘리트들에게만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서민의 일상을 혼란케 하는 제도 아니냐"는 의문이다.

여야 정치인들 모두 이 사회에서 많은 것을 누리는 기득권자들이라는 점에서, 이주민들과 같은 공간에서 살지 않는다는 점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여기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다. 보수와 진보 가림 없이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은 각종 예산을 사용하며 특혜와 보여주기식 사업을 남발했으며, 관련 시민단체들은 반대 여론에 '혐오' 낙인찍기와 훈계성 발언만을 남발했다. 

정치권과 재계 모두 저임금체계와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인구 감소를 유도한 뒤 그 공백을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민으로 채우려 드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의원의 헌법 제9조 개정론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의 헌법 제9조 개정,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이득

강조하듯이 보수와 진보 가림 없이 정치권 인사들은 일상을 이주민들과 공유하지 않는다. 일자리 쟁탈전을 벌이지도 않으며, 일부 외국인들이 저지르는 강력 범죄도 그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일이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논의에 그들이 흔히 말하는 '저학력자·저소득층', 즉 '돈 없고 못 배운 사람들'이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까?

이주민이 대거 유입되면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이득이다. 보수정치권과 그를 뒷받침하는 재계는 임금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고용이 유연해진다. 진보는 그들을 정치세력화해 자신들을 지지할 유권자층을 넓힐 수 있다. 정치적 이득에 골몰해 일상적 충돌에 대해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에서는 이 전 의원의 헌법 제9조 개정론이 조용히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여야 가림 없이 '혐오범죄 처벌 엄단'을 주장하는 것 역시 장기적으로는 다문화에 대한 반대 여론에 대응할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와 진보에게 모두 유리한 것이 과연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유리한 것일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보수와 진보 가림 없이 그들은 각자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집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당파성에 지나치게 치우친 집단에게는 전체적 공익 추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었다. 그들 모두에게 유리할 때에는 '엘리트와 유명 인사들만의 이익'이 따로 있을 수 있음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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