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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원티드' 속 방송국 이름 UCN이 흥미로운 이유영화 <네트워크>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한 <원티드>
박형준 | 승인 2016.07.06 06:00

영화 <네트워크>와 비교해보는 <원티드>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6년작 <네트워크>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6년 작 <네트워크>는 4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공감갈 정도로 강렬하게 방송을 비판한다.

시청률 부진으로 해고될 앵커 하워드 빌(피터 핀치 분)은 생방송에서 "자살하겠다"고 선언하며 대형 사고를 쳤고, 고별 방송에서도 "삶은 쓰레기 같다"고 폭언을 한다.

하지만 시청률이 상승하자 기획자 다이애나(페이 더너웨이 분)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빌을 이용해서 방송을 계속 진행한다.

그러다가 다시 시청률이 추락하자 방송국은 킬러를 고용해 생방송 중 그를 죽일 음모까지 꾸며 나간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다이애나가 실상은 미친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빌이 정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다이애나는 오로지 시청률에만 집착하는 등 편집증적 강박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등장인물은 결국 '모두가 미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하워드 빌의 모티브는 실화이다. 미국의 방송 진행자 크리스틴 처벅은 1974년 7월 15일 오전 9시 38분 생방송 도중 권총을 꺼내 자신의 머리에 총을 쐈다. 

처벅은 자살 시도 14시간 후 사망했다. 다만 <네트워크>와는 달리 실제 방송 관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차이점이 있고, 처벅의 자살 이유도 명확하지는 않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하며, 시청률과의 관련성은 아무도 알 수 없다.

SBS 수목 드라마 <원티드>는 <네트워크>와 <더 테러 라이브>의 드라마 판이라고 할 만하다. 정혜인(김아중 분)은 생방송을 진행하며 아들 현우(박민수 분)를 납치한 유괴범이 지시하는 미션을 소화한다.

연출자 신동욱(엄태웅 분)과 케이블 방송사 UCN의 사장 송정호(박해준 분), 작가 연우신(박효주 분)은 시청률이 우선이라 어떻게 보면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인다.

특히 배우 박해준의 연기가 매우 탁월하다. <미생>의 천관웅 과장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의 고뇌를 보여줬고, 영화 <4등>의 광수를 통해 술과 폭력에 찌든 수영 코치를 맡더니, 이번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방송사 사장을 맡아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와 미디어의 윤리 사이의 고뇌

SBS 드라마 <원티드>

<원티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는 현우의 유괴범이 누구냐는 것이다. 유괴범의 지시에 따라 정혜인이 추적하는 것은 결국 강자가 약자를 등쳐먹거나 괴롭히는 범죄이다. 

안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인 정혜인이 아들을 유괴당하고 유괴범의 지시에 따라 이 곳 저 곳을 들쑤시면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유괴범은 자극에 약한 인간의 속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등장인물이 한정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유괴범은 결국 등장인물 중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석으로 가자면, 시청률에 미쳐 있는 인물 중 하나가 유괴범일 것이다.

하지만 반전 시도와 역발상에 집중한다면 이상주의자로 묘사되는 최준구(이문식 분)에게도 시선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됐든, 생방송 도중 킬러를 고용해 하워드 빌을 죽이려고 하는 <네트워크>나 마포대교를 폭발시킨 정체불명의 범인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이를 생중계하는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할 만하다. 둘 다 시청률 앞에서는 최소한의 윤리마저 저버린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원티드>는 궁극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현우 유괴범을 색출하고 현우를 되찾는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다만 연출을 위해 유괴범의 요구를 그대로 소화하느냐, 적절한 통제를 하느냐에 따른 의견 차이를 통해 성격이 나뉜다.

이것은 가상 매체의 묘사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현재 유력 정치인으로 활약하는 전직 방송 앵커는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에서 건물 잔해에 파묻힌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해 구조대가 방송 제작진에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하자 "생생한 보도를 위해 비켜줄 수 없다"는 말을 생방송 중에 대놓고 했던 전력도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생생한 전달과 기본 윤리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괴리에 대해서도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처럼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인지 방송이 유도하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시청자들의 요구와 방송의 장삿속이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방송사 이름은 왜 UCN일까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방송사 이름이 UCN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OCN이 연상될 것이다. 그리고 OCN은 CJ E&M 소유의 채널이며, CJ E&M 소유의 채널 중 가장 유명한 것은 tvN이다. 

tvN은 2011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독고영재의 스캔들> 등 페이크 다큐멘터리 등에서 허구를 리얼로 속였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그 당시에는 tvN이 <미생> 등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연이어 흥행시킬 것이란 생각을 아무도 못했다.

tvN이 한때 방영했던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

tvN의 드라마들이 흥행하면서 위협받는 것은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들이다. tvN이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이 공중파의 드라마는 연이은 막장 논란과 멜로에 대한 강박 등으로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S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가 가상의 방송국 이름을 UCN으로 정한 것은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존 공중파 방송국과 케이블 방송국 간의 은근한 신경전이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SBS는 이전부터 <펀치> 등 뻔한 멜로 드라마와는 색깔이 완전히 다른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방영했다는 사실 또한 특기할 만하다.

어쨌든 유괴범은 여전히 현우를 돌려주지 않고 있고, 정혜인을 앞세워 자신이 의도된 방향으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과연 누구냐는 의문을 유지하며, <원티드>는 7~8%의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화제작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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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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