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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 귀환 D-6 ②] '본 슈프리머시' 제이슨 본, 지고가 되다[심층 분석] 개봉 앞둔 '제이슨 본 시리즈'를 말하다
박형준 | 승인 2016.07.21 06:00

※ 이 기사에는 영화 <제이슨 본> 이전 '본 시리즈'에 대한 줄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줄거리 노출을 원하지 않는 독자께서는 이 기사를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누가 제이슨 본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는가

<본 슈프리머시>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슈프리머시(Supremacy)는 지고·우위·우월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따라서 '본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본 슈프리머시'(2004)는 "본이 우월하다"는 정도의 의미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본 슈프리머시>는 시작부터 제임스 본드와 전혀 다르다.

제임스 본드는 언제나 작품의 마지막에서는 본드걸과 밀회를 나눈 뒤, 다음 작품 첫 장면에서는 외국 도시를 쑥대밭을 만들어가며 스릴을 즐길 겸 첩보 활동을 한다. 여기에는 고뇌같은 요소는 전혀 개입되지 않는다.

제이슨 본은 <본 아이덴티티>에서 마리(프란카 포텐테 분)와 함께 도주한 뒤 인도에서 2년 간 은거중이었다.

모처럼 편안한 일상이었지만, 밤마다 자신이 사람을 죽이는 꿈을 꾼다. 이것이야말로 007 시리즈와 큰 차이를 보이는 요소 중 하나였다.

<본 슈프리머시>는 다소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인물 구도가 삼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제이슨 본 vs CIA 내 정상인 vs CIA 내 부패 세력이 서로 물고 물린다. 

마리는 그런 상황 속에서 살해된다. 베를린에서 CIA 내부 배신자를 잡기 위한 작정 중 요원과 정보원이 살해당하자, 부패 세력은 이를 제이슨 본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뒤, 인도에 암살자 키릴(칼 어번 분)을 보낸 것이다. 추격전 끝에 키릴은 운전석에 앉은 마리를 제이슨 본으로 오인해 살해한다.

제이슨 본은 그리하여 다시 나폴리와 뮌헨·베를린·모스크바·뉴욕을 오가는 먼 여정을 떠난다. 마리의 원수도 갚아야 했고,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며 안전을 유지하려면 결국 근본을 찾아야 했던 것이다. 자신은 누구이고, 무엇을 했는지 알아야 근본적인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이다.

제이슨 본의 첫 임무는 러시아의 개혁파 국회의원 네스키의 암살이었다. 제이슨 본은 이를 CIA의 정식 임무로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네스키 암살은 트레드스톤의 책임자이자 <본 슈프리머시>에서 現 CIA 부국장인 애보트(브라이언 콕스 분)의 개인 비리를 감추기 위한 임무였을 뿐이었다. 당시 애보트는 공금 2천만 달러를 횡령했고, 네스키는 이를 알고 폭로하려고 했다.

<본 슈프리머시>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조앤 앨런이 분한 CIA 간부 파멜라 랜디는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이슨 본의 우호 세력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선량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첩보 기관이 추구해야 할 진짜 국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따라서 그저 부패 세력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 제이슨 본을 이해하며, 제이슨 본과의 소통을 통해 내부 부패 세력을 잡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본 슈프리머시>는 이렇듯 제이슨 본의 첫 임무였던 네스키 암살의 진상을 향해 달려간다. 이 과정에서 제이슨 본은 또다시 제임스 본드와 차별화된다. 네스키의 딸을 찾아가 아버지가 죽은 진상을 밝히며 참회를 했던 것이다.

<본 슈프리머시>는 강렬한 엔딩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본명 '데이비드 웹' 등 전화통화로 신상 정보를 알려주는 파멜라를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제이슨 본이 파멜라를 향해 "좀 쉬어요, 팸. 피곤해 보여요(Get some rest, Pam. You look tired.)라는 강렬한 명대사를 날린 것이다. 

제이슨 본이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을 안 파멜라 랜디가 급히 창 밖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과 조화돼 극강의 마무리를 한 것이다.

이는 <본 얼티메이텀>에 재차 등장한다는 점에서 눈 여겨봐야 한다. <본 얼티메이텀>의 이야기와도 중요하게 맞물린다.

미칠 듯한 쉐이키캠

<본 슈프리머시>를 처음 보면, 마리가 초반에 사망하는 것에 강렬한 인상을 받을 것이다. 이는 소설 원작과도 다른 이야기로서, 상처받은 현대인의 초상을 잘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에서도 련정희(전지현 분)도 이와 비슷하게 처리됐다.

<본 슈프리머시>는 쉐이키캠을 사랑하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제이슨 본 시리즈'의 첫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서, 격렬한 쉐이키캠을 시종일관 등장한다. 당연히 터치도 롱테이크이다. 

<본 슈프리머시>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액션과 자동차 추격전 모두 엄청난 스릴을 느끼게 해주면서, 제이슨 본이 느낄 심리적 급박함과 위험을 관객도 느낄 수 있게끔 한다.  다만 약간 지나친 감도 있어서 이에 대해 일부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관객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물건으로 적을 제압하는 제이슨 본의 임기응변 또한 여전하다. <본 아이덴티티>에서는 볼펜이 살상 무기였다면, <본 슈프리머시>에서는 책을 이용해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에 걸쳐 앞서 이야기한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과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눈 여겨볼 만하다. 사람들 속에 숨어 음지의 싸움을 이어가며,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받은 영혼 표종성(하정우 분)은 심지어 조직 때문에 아내까지 잃었다는 점에서 제이슨 본과 비슷하다. 

다만 <베를린>은 톰 롭 스미스의 소설 <차일드44>의 표절 논란이 있었고, 일부 장면은 조셉 고든 스미스·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루퍼>와 비슷하단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본 슈프리머시>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어쨌거나 제이슨 본은 <본 슈프리머시>에서 자신의 첫 임무를 기억해 내며, 트레드스톤의 핵심 중 1명이었던 애보트의 제거에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식 임무가 아닌 '부패 세력의 교활한 사적 이익'을 위한 임무였다는 점에서 제이슨 본은 또다시 좌절했다. 그리고 제이슨 본이 파멜라 랜디에게 전화를 했던 시점도 그리 안전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사실은 <본 얼티메이텀>에서 드러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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