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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 귀환 D-5 ③] '본 얼티메이텀' 주제의식을 극대화한 편집의 마법[심층 분석] 개봉 앞둔 '제이슨 본 시리즈'를 말하다
박형준 | 승인 2016.07.22 06:00

※ 이 기사에는 영화 <제이슨 본> 이전 '본 시리즈'에 대한 줄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줄거리 노출을 원하지 않는 독자께서는 이 기사를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복수, 그리고 자아 찾기

<본 얼티메이텀>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제이슨 본은 <본 슈프리머시>에서 자신의 첫 임무인 러시아 개혁파 의원 네스키의 암살이 공식 임무가 아닌, CIA 상층부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것에 불과했음을 깨닫는다.

이어 네스키의 딸을 찾아가 "네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

이어 뉴욕에서 CIA 내부의 양심 세력 파멜라 랜디와 전화 통화를 하며 유유히 사라진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멋진 마무리라는 호평을 받았다.

2007년 개봉작인 <본 얼티메이텀>은 제이슨 본이 어떤 상황에서 파멜라 랜디에게 전화를 했는지를 해명한다.

그러면서 제이슨 본에 대한 CIA의 추적과 위협은 끝나지 않았음을 명시했다. 제이슨 본의 정체성 또한 이전 시리즈들보다 확실하게 전달해준다. 

얼티메이텀(Ultimatum)은 최후통첩 정도의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시리즈 제3편인 <본 얼티메이텀>에는 본이 CIA에 남기는 최후의 경고라는 거시적 의미가 녹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CIA의 내부 투쟁

파멜라 랜디(조앤 앨런 분)는 CIA 국장 에즈라 크레이머(스콧 클렌 분)에게 <본 슈프리머시>까지의 상황을 보고하며 "제이슨 본이 CIA에 위협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크레이머는 "제이슨 본은 여전히 위협적"이라면서 그에 반대했고, CIA 뉴욕 지부장 노아 보슨(데이비드 스트래던 분)은 블랙 브라이어 작전이 영국 가디언지 기자 사이먼 로스(패디 콘시다인 분)에게 노출됐음을 확인하고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상황이 크레이머 국장의 주장과 맞물린다.

쉽게 말해 CIA 내부의 잘못된 비밀 프로젝트를 고발하고자 하는 양심 세력과 관성에 찌든 권력주의자들 간의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이다. 

권력주의자들에게는 블랙 브라이어 작전이 내부로부터 기자에게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이 매우 위험하게 느껴졌다. 따라서 하던 대로 행동하려고 한다. 로스 기자를 죽이고 제보자를 찾아내고자 한 것이다.

<본 얼티메이텀>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제이슨 본은 이 과정에 개입돼 사이먼 로스와의 접선을 시도한다. 런던 워털루 역에서 CIA의 추적을 피하고자 하는 명장면이 연출된다. 엑스트라가 아닌 진짜 런던 시민들이 가득한 워털루 역 광장에서 전화 지시로써 추적을 회피하고 로스를 만나고자 노력하는 제이슨 본의 움직임은 처절하다. 

위협감을 느끼고 긴장한 사이먼 로스의 표정 또한 일품이다. 문제는 사이먼 로스가 끝내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제이슨 본의 지시를 무시한 채 움직이다가 저격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제이슨 본은 사이먼 로스의 취재수첩을 가져감으로써, 다시 CIA와의 대결을 시작한 셈이 됐다. 

준 히로인으로 격상한 니키 파슨스의 등장

이후 제이슨 본은 마드리드와 모로코의 탕헤르를 거쳐 CIA와의 숨바꼭질에 돌입한다. 사이먼 로스에게 블랙 브라이어 작전을 제보한 사람은 CIA의 마드리드 지부장 닐 대니얼스(콜린 스틴턴 분)였다. 그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보슨이 오로지 제이슨 본에만 집착한 채 무능력을 거듭한 사이, 파멜라 랜디는 간단한 정보 취합 과정을 거쳐 정보원의 신원이 닐 대니얼스임을 금방 파악한다. 

보슨에 대해서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군부의 수장 한스 폰 젝트의 명언 "멍청하고 부지런한 자는 위험하므로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가 떠오를 정도로 부지런하게 무능력을 거듭한다. 

<본 얼티메이텀>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마드리드와 탕헤르를 오가는 추격전에서는 <본 아이덴티티>부터 빠짐없이 출연한 니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 분)가 제이슨 본의 편에 합류한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설정이 개입된다. 제이슨 본이 데이비드 웹으로 살던 시절 니키 파슨스와 연인이었을 가능성이 암시된 것이다. 여기에 단순무식한 보슨이 니키 파슨스와 제이슨 본을 동시에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면서 연인일 가능성은 더욱 강렬해지는 것이다. 전

작의 마리처럼 니키 파슨스도 머리를 자름으로써, 제이슨 본 시리즈의 준 히어로로 격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슨의 음모에 따라 CIA의 암살요원 데시가 등장해 모로코 경찰까지 개입된 건물 옥상 추격전과 격투가 이어졌지만, 제이슨 본은 이번에도 어렵게 데시를 죽였다. 

그러면서 CIA에는 "제이슨 본과 니키가 죽었다"는 잘못된 정보가 가도록 유도하면서 안전하게 뉴욕으로 잠입하고자 했다. <본 슈프리머시> 마지막의 제이슨 본과 파멜라 랜디의 전화 통화는 이 시점의 일이다.

Look at us. Look at what they make you give.

그리하여 뉴욕 한복판에서 제이슨 본과 CIA의 차량 추격전은 다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파즈는 부상을 당했지만, 본은 그를 죽이지 않은 채 SRD 본부로 향한다. 

그곳은 트레드스톤 요원의 훈련소이다. 본은 이곳에서 모든 기억을 되찾는다. 각종 고문과 격렬한 훈련, 그리고 세뇌 등 본의 과거는 실로 처참했던 것이다. 트레드스톤 및 블랙브라이어는 여러모로 MK 울트라가 모티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옥상에는 파즈가 총을 겨누면서 "왜 내게 총을 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제이슨 본은 이렇게 말한다.

"Do you even know why you're supposed to kill me? Look at us. Look at what they make you give. (넌 나를 왜 죽여야 하는지는 알아? 우리 꼴 좀 봐. 저 사람들이 너한테 뭔 짓을 시키는지 보라고.)"

위 대사는 제이슨 본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이다. 특히 "Look at us. Look at what they make you give"는 <본 아이덴티티>에서 클라이브 오웬이 분했던 암살 요원 프로페서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이기도 하다. 

애국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첩보원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정작 이유도 의미도 잘 모르는 살인을 '그들'의 이익을 위해 저지르면서 느끼는 회의를 남기는 것이다. 

프로페서는 죽기 전에 그 씁쓸함을 유언으로 내뱉었고, 제이슨 본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머나먼 여정을 걷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식하면서도 부지런한 보슨이 뒤늦게 나타나 제이슨 본을 향해 총을 쏘면서, 제이슨 본은 물에 빠진다. 이후 니키 파슨스는 "제이슨 본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는 뉴스를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음악이 울리면서 제이슨 본은 힘차게 헤엄을 친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바다 위에 둥둥 떠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제이슨 본이 물속에서 힘차게 헤엄을 치는 모습은 분명히 인상적이다.

영화의 의도를 극적으로 반영한 편집의 힘

제이슨 본은 <본 얼티메이텀>에서도 수건과 책을 이용해 적을 제압한다. 전작들에서 볼펜과 술병·책 등으로 적의 공격을 막고 제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본 얼티메이텀>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본 얼티메이텀>에서 특히 명장면으로 남은 것은 사이먼 로스와의 접선을 위해 워털루 역에서 보이지 않게 CIA와 추격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긴박하고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화면은 엑스트라가 아닌 진짜 런던 시민들 속에서 이루어진 촬영과 맞물려 정보기관의 현실과 첩보원의 숙명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자아를 찾아가며 추격을 뿌리쳐야만 하는 제이슨 본의 현실과도 정확하게 맞물린다. 그야말로 편집의 마술이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살인을 하지 않으려 하는 제이슨 본의 본성은 위에 언급한 "Look at us. Look at what they make you give"라는 명대사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진짜 애국과 애국으로 포장된 위정자들의 탐욕 추구는 정확하게 구분하고, 그에 휩쓸린 불안한 삶은 지양해야 한다는 뼈저린 교훈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본이 헤엄을 치면서 앞으로 나아가며 속편 제작은 또다시 암시됐다. 하지만 영화사의 무리한 욕심을 거절한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가 후속작 제작에 불참하면서 2012년 개봉작 <본 레거시>는 어정쩡해졌다. 주인공 또한 애런 크로스(제레미 레너 분)이라서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감이 있다. 

하지만 파멜라 랜디가 위기에 처하고 노아 보슨이 부활하는 등 삐뚤어진 애국심의 힘은 여전하다는 유의미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이슨 본>은 2016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소재 중 하나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프리즘 폭로 사건이 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프랑스 출신 배우 뱅상 카셀이 악역을 맡는 것 또한 특기할 사항이다. 

9년에 시간이 지난 사이 맷 데이먼은 머리가 희끗해지고 얼굴이 주름도 많아진 40대 중반의 중년이 됐다. 아무리 극강의 전투력을 가진 제이슨 본도 노화는 피할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CIA가 구사하는 프로젝트는 더욱 독해질 것이고 기술 또한 만만치 않게 발전했을 것이다. 

물살을 헤치며 세상을 향해 나아고자 했던 제이슨 본이 이번에는 어떤 음모에 휘말려 위협을 헤쳐 나갈지 시리즈의 팬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22일은 제이슨 본의 귀환 5일 전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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