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 외면한 국내, 그래도 여전한 노장에게 경의를…[리뷰] 각본상 아쉬움과 개연성 부족 아쉽지만, 그래도 여전한 노장들의 호흡
박형준 | 승인 2016.08.10 16:30

스필버그도 무너뜨린 극장 체인의 독과점 상영 구조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마이 리틀 자이언트>(원제-The BFG:Big Friendly Giant)는 한국의 영화산업 구조의 단상을 보여주는 서글픈 사례이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월트 디즈니가 배급한 영화답지 않게 나름의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명색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라는 점에서 상영관을 찾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국내에서는 CJ CGV에서만 상영한다. 그 외 대형 극장 체인은 일체 관람하기 어렵다.

이것은 저마다 계열 배급사를 두고 있는 대형 극장 체인이 그 계열 배급사가 배급하는 영화들에 집중적으로 상영관을 배분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작품성이 떨어져서일까? 나름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따뜻한 연출은 여전하며, 존 윌리엄스의 음악은 여전히 영화의 소금 역할을 한다.

어느덧 그들은 각각 만 69세와 만 84세의 노장이 됐지만, 감각은 노쇠하지 않아서 그 노익장에 감탄하게 된다.

국내 개봉 제목 또한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원제는 로알드 달의 동명 동화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내 친구 꼬마 거인'이라는 제목으로 로알드 달의 원작 소설이 거론된 지 오래이다. 아무리 봐도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차용한 제목이다. 

이렇듯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은 아쉬움과 떨떠름함 속에 CJ CGV에서만 개봉한다. 

약자와 약자의 아름다운 우정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고아원에서 자라는 소녀 소피(루피 반할 분)가 우연히 거인(마크 라이런스 분)을 만나 거인의 집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피가 처음에 느낀 것은 공포였지만, 이내 거인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갓난아기 때 부모님을 잃은 소피가 약자이듯이, 거인 또한 그들의 세상에서는 작고 볼품 없는 약자에 불과했다. 

즉, 약자와 약자의 만남이다. 소피는 이내 거인의 선량함에 공감하며 살아가는 환경과 나이를 떠난 우정을 나눈다. 

거인은 그들의 세상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폭력에 공감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위험에도 불구하고 인간 세상으로 가서 날마다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선량함이 환상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어른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한 장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렇다면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마냥 동화일까? 그렇지 않다. 국경과 시대의 구분 없이 동화는 한편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교훈과 현실 반영이 담겨 있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도 마찬가지라서, 여기에는 의외의 정치적 함의가 개입돼 있다. 이 모든 것은 거인이 인간 세상과 거인들의 세상을 오가며 일어나는 일이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약자와 약자는 정해진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할 수도 있음을 말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정해진 경계 안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돼 후세에 전해질 위험도 있다.

어른은 <마이 리틀 자이언트>를 통해 이와 같은 정치적 아이러니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 이 아이러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딜레마이다.

다소 아쉬운 각본상 흐름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아쉬운 이유는 후반부에 집중돼 있다. 거인이 인간 세상과 거인의 세상을 오가는 과정과 인간에게 선량하는 일을 하는 과정은 분명히 스티븐 스필버그다운 재치로 가득하기 때문에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거인이 다른 거인들의 폭력을 막아내는 과정은 그 개연성에 매우 큰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크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중요한 사람'이 너무 쉽게 거인과 소피에게 동화된다는 점에서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게다가 해피엔딩에 대한 시선도 다소 고전적이고, 심지어 자본주의적이며 신분제스럽다.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한 장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결정적으로 거인들을 응징하는 과정에 대한 묘사가 과연 옳으냐는 문제가 남는다. 여기에서 중대한 정치적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허점들 때문에 일각에서 각본상 문제가 제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재치와 존 윌리엄스의 소중한 음악, 그리고 어린 아이들의 눈에 맞춘 적절한 개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각본이 조금만 더 꼼꼼하고 설득력 있었다면, 흥행 실패와 한국에서의 외면은 조금이라도 누그러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쉽다. 

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건재함에 경의를 표한다. 어린이들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장들에게. 


- 로디프 트위터(링크 클릭) - http://twitter.com/sharpsharp_news

- 로디프 페이스북(링크 클릭) - http://www.facebook.com/sharpsharpnewsom

박형준  ctzxpp@gmail.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형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23길 36 302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21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