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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어른의 탐욕은 소외를 이용한다[리뷰] 철학과 역사가 담겨 있다, 팀 버튼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박형준 | 승인 2016.09.28 17:10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세기 폭스 코리아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정신병원·학교·감옥 등을 깊이 고찰했다. 푸코의 논리에 따르면, 이 기관들은 인간에게 규율을 주입시켜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 원리를 작동시키는 선봉에 서 있다.

근대 이후, 사람들은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거나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한다.

물론, 그중에는 실제로 정신적인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정말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일까? 

사람은 저마다 살아야 하는 현실이 있다. 이것도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벽으로 작동한다. 쉽게 말해 "살기에도 버거운데 저런 흰소리까지 진지하게 들어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의 주인공 제이크(에이시 버터필드 분)의 할아버지 아브라함(테렌스 스탬프 분)도 그런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면, 제이크의 아버지는 그런 할아버지에 의해 꽤나 지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아들 제이크까지 할아버지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추종하는 것으로 보이자, 데리고 가는 곳은 바로 병원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제이크의 이야기는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현실이었다는 점에서 영화적 재미가 시작되는 것이다.

탐욕을 위한 배제의 논리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랜섬 릭스의 동명 소설을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내용은 그야말로 팀 버튼의 구미에 딱 맞다.

뭔가 섬뜩하면서도 꿈을 꾸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제시돼 있다. 할아버지가 많이 했던 괴상한 이야기의 무대인 섬으로 갔다가, 그 섬에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세기 폭스 코리아

영화를 접한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 가운데 느껴지는 또 다른 작품은 만화 겸 영화 시리즈 '엑스맨'이다.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 분)과 '이상한 아이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능력을 가진 채 시공을 초월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미스 페레그린의 규칙 속에서 행복해 보였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까? 아니다. 당장 할아버지의 죽음부터 이상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제이크는 그 비밀을 풀기 위해 섬을 찾았던 것이다.

클라이맥스 이후 이야기는 미셸 푸코의 철학을 충실히 대변한다. 미스 페레그린과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비밀은 탐욕스러운 존재들이 언제나 노리고 있던 것이다. 

각각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뭉친 그들은 결국 사회 곳곳에서 우리를 옥죄는 권력이었다. 권력이 사람들을 장악하는 방법은 소외를 만들어, 그 소외를 무기로 협박하는 것이다.

동화는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

근본적 메시지는 '가위손'과 유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몽환적인 배경에서 잔혹한 현실을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팀 버튼의 구미를 당겼을지도 모른다. 배경과 음악은 여전히 팀 버튼답게 몽환적이다. 꿈을 꾸는 듯 한 배경 속에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는 무너지는 법이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세기 폭스 코리아

동화 속 설정은 근본적으로 비현실이다. 하지만 비현실은 때때로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그것이 바로 풍자와 상상의 힘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기 위한 소년의 성장담으로 보이지만, 결국 우리의 잔인한 역사가 다뤄진다.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은 언제나 괴롭다.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모두 질병의 징후인 것일까? 그것이 바로 통제의 기초이다. 통제에 순응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자기 자신을 잃은 삶을 산다"는 서글픈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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