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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카운턴트' 자연스러운 떡밥 정리, 어둠의 낮과 밤을 극복하다[리뷰] '배트맨' 이어 이중 캐릭터 연기하는 벤 애플렉
박형준 | 승인 2016.10.13 13:40

불행의 극복, 이중의 삶

영화 '어카운턴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게빈 오코너 감독 연출, 벤 애플렉 주연의 '어카운턴트'는 모종의 이유로 이중의 삶을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낮에는 수학 천재로서의 재능을 십분 활용하는 회계사이지만, 밤에는 살인청부업자인 '크리스찬'이다.

벤 애플렉은 DC 확장 유니버스의 세계관이 담긴 작품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배트맨을 연기했던 적이 있다.

배트맨의 삶도 그와 비슷하다. 낮에는 재벌 브루스 웨인이지만, 밤에는 고담을 지키는 어둠의 파수꾼 배트맨인 것이다. 크리스찬과 배트맨은 모종의 이유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는 것도 비슷하다.

어린 시절의 불행을 이중의 삶으로 극복하거나, 혹은 받아들이려 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크리스찬의 삶은 배트맨과는 달리 밝은 곳이 눈에 띄진 않는다. 회계 업무는 마약 조직이나 횡령을 일삼는 경영자 등 나쁜 사람들을 위해 집중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살인청부업자의 악행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런 류의 주인공은 내면의 근본이 악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할 만하다. 어쩌다가 엮인 사람을 쉽게 외면하지 못해 지켜주려 애쓰며, 악행의 뒤에는 이해할 만한 사정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꿈이 있기도 하다. 

'어카운턴트'는 스펙터클하지는 않다. 따라서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크리스찬의 과거와 현재가 정밀하게 교차하며, 천천히 그를 옥죄어 오는 이런저런 움직임들의 흐름은 자연스럽다. 

영화 '어카운턴트'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크리스찬의 캐릭터도 비교적 흥미롭다. 벤 애플렉의 강인한 인상을 빌린 덕분에, 크리스찬의 캐릭터는 치밀하고 냉정하면서도 육체적 능력 또한 강력하다.

밤의 업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무표정 또한 인상적이다. 고통의 근원을 안으로 삼키며, 주어진 현실에 충실한 모습은 그의 이중성을 제대로 구현한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누구나 돌아가고 싶어하는 곳이 있다

그렇다면 그는 우연히 탄생한 괴물인 것일까? '어카운턴트'는 그가 어떻게 그런 괴수같은 능력자가 됐고, 돼야만 했는지를 보여준다.

숫자에 대한 능력이 워낙 탁월하다 보니,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자폐아처럼 보였던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그의 가정은 행복하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는 미드 '덱스터'를 연상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크리스찬은 누구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인간의 안식처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밤낮을 떠나 그를 찾는 사람들은 결국 나쁜 놈들이었고, 크리스찬은 감독이 틈틈이 뿌리는 '떡밥들'에 휘둘리는 듯하다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서서히 정리해 나간다.

영화 '어카운턴트'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떡밥'을 회수하는 과정이 나빴다면, '어카운턴트'의 질은 떨어질 뻔 했다. 벤 애플렉의 캐릭터성을 적절히 이용한 능숙한 연출의 힘으로 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한국 내 흥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분하게 떡밥을 회수하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밝은 곳으로 가고자 노력하는 삶의 의미를 음미해보려고 한다면, '어카운턴트'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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