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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 저주의 시작' 그 위자 보드에 깊은 밤 혼자서 손을 대면…[리뷰] 전작의 악평을 극복한 '현실적 설정'의 힘
박형준 | 승인 2016.11.10 13:40

친숙한 소재 '위자 보드'

영화 '위자: 저주의 시작' ⓒUPI 코리아

2015년 개봉한 영화 '위자'는 철저하게 혹평을 당했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공포 장르라고 해도 지나치게 터무니없는 설정을 등장시켰고, 주인공은 발암 생성자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할 때, "얼마만큼 현실감을 주느냐"는 점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프리퀄을 제작해 개봉한다는 계획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전작이 성공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자 보드(Ouija Board)'라는 소재는 미국인에게 친숙하다는 측면에서, 전작의 약점을 보완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있었다.

그리고 9일 개봉한 '위자: 저주의 시작'(이하 '저주의 시작')은 그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분신 사바와 위자 보드

모두가 말판 위에 손을 얹고 주문을 외워 심령을 소환한다. "누가 왔느냐"는 질문을 시작해서 손아래에 있는 말판이 'YES'를 가리키면, 심령이 온 것으로 간주한다.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좀 더 이야기를 요구할 만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판에 새겨진 알파벳을 가리켜 가며 문장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곧 심령의 이야기이다.

지켜야 할 철칙은 "혼자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제한 시간은 15년이며, 문답을 다 마치면 심령에게 종료 여부를 허락받고, 인사를 해야 한다.

분신사바와 비슷하지만, 분신사바보다 더 체계적이다. 물론 이렇게 나눈 심령과의 대화를 현실로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택이다.

영화 '위자: 저주의 시작'의 한 장면 ⓒUPI 코리아

위자 보드는 영화 '엑소시스트'와 '파라노말 액티비티'에서도 등장해, 심령을 소환하는 계기로 묘사됐다.

그리고 '저주의 시작'은 '오큘러스'로 호평을 받은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들을 모두 교체하며 프리퀄을 지향하면서 전작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됐다.

가족 사랑과 끔찍한 비극을 선택하다

'저주의 시작'은 보편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영매가 존재하는 이유는, 죽은 자와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산 자의 소원 때문이다. 

산 자는 죽은 자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며 죽은 자의 영원한 휴식을 빌고, 죽은 자는 산 자에게 미처 밝히지 못했던 속내를 밝히며 산 자의 행복을 기원한다. 죽은 자와 산 자는 언제나 아쉬움과 미련이 있다.

'저주의 시작'이 제시한 설정은, 사람들이 영매를 찾는 보편적인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남은 가족의 마음, 그리고 가족을 여전히 보살피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위자 보드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로 설정했다. 상투적이지만 설득력 있다.

이어 선택한 것은 적절한 놀래키기와 이면에 숨은 비극적 설정이다. 이 모든 것들은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가족의 삶을 집어 삼키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설정들을 유기적으로 조합시켜 드라마에 집중을 시키는 것이 공포에 몰입시킬 수 있는 정석이다.

영화 '위자: 저주의 시작'의 한 장면 ⓒUPI 코리아

'저주의 시작'은 정석에 충실했다. 현실적인 드라마가 받쳐줘야 비현실적인 공포 클리셰가 꿈틀거릴 수 있다. "정석에 충실해 기본으로 돌아오면 전작의 악평을 뒤집을 수 있다"는 훌륭한 예로 남을 것이다.

오른쪽 화면 타원형으로 보는 치밀한 작전

영화를 보면 오른쪽 화면에 이따금씩 퍼진 타원형이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주의 시작' 속 배경은 1960년대이다. 당대 배경에 대한 몰입을 유도하는 숨은 전략이다. 현실적 드라마와 몰입감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알 수 있는 숨은 코드이다.

치밀한 작전으로 전작의 악평을 뒤집고자 했던 시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주의 시작'은 젊은 감독인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될 필모그래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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