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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이드' 섬세하고 유려한 21세기판 '카사블랑카'[리뷰] 고전의 미학과 현대 기술의 진보가 만나다
박형준 | 승인 2017.01.12 15:30

아내가 적국의 스파이라면…

영화 '얼라이드' ⓒ롯데엔터테인먼트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자였다. 남자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작전 중에 사랑하다가 죽은 사람 여럿 봤어."

하지만 감정과 이성이 따로 노는 경우는 많다. 그래서 감정에 충실했다.

위험한 임무도 함께 했다. 이어 결혼도 했다. 아이도 낳았다.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아내가 적국의 스파이라고 한다. 맥스 바탄 중령(브래드 피트 분)은 영국의 정보국 장교였다.

아내 마리안(마리옹 꼬띠아르 분)은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 비밀요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상부는 독일 스파이라고 한다. 함께 했던 작전은 나치 정권에게도 오히려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상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상부가 맥스에게 부여한 시간은 72시간이었다. 아내의 무고함을 밝히든지, 아내가 스파이란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로버트 저맥키스 감독의 신작 '얼라이드'는 1940년대 초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프랑스령 모로코 카사블랑카와 영국을 무대로 펼쳐진다. 현대판 '카사블랑카'라고 할 수 있었다. 

영화 '얼라이드'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카사블랑카'에서는 사랑했던 여자가 레지스탕스 지도자의 아내로 나타나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자는 사랑의 마음을 지우지 못하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충실히 준비한다. 

따라서 '얼라이드'는 변형 버전이다. '얼라이드'는 '카사블랑카'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다르다.

 ① '카사블랑카'의 남녀는 이미 헤어졌다. 하지만 '얼라이드'의 남녀는 결혼한다.

 ② '카사블랑카'의 남자는 여자를 도우며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 하지만 '얼라이드'의 남자는 배신당할 판이며, 직접 여자를 죽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삭막한 현대인의 삶에 걸맞은 씁쓸함이 올라오는 이야기 같다. 하지만 세상에는 별별 일이 다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 비극성 또한 극에 달할 것이다. 훌륭한 변형이다.

스파이인가, 무고한 여인인가

마리안은 영화 상영 내내 너무 천연덕스럽고 아름답다. 이 천연덕스러움과 아름다움이 관객을 헷갈리게 한다.

맥스에게도 너무 충실한 삶을 살고 있어서 아무리 봐도 맥스를 사랑하고 있다. 이런 여인이 남편의 옆에서 정보를 빼내 적국에게 안겨준다는 말일까? 

그렇다고 의심을 저버리기도 어렵다. 그 천연덕스러움과 아름다움이야말로 가장 큰 무기일 테니까.

실제로는 너무 튀는 외모라서 스파이로서는 감점일 것이지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영화이니까 그 정도는 감안해야 할 것이다.

맥스를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절제돼 있다. 사랑의 마음도 절제해야 하는 첩보원의 삶을 은연중에 드러내며, 아내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도 격렬한 혼란과 침착한 직업 정신 사이에서 중심을 잘 유지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영화 '얼라이드'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카사블랑카'는 흑백 화면에서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감미로운 음악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얼라이드'는 수려한 사막빛 풍광의 카사블랑카가 관객의 시선을 끈다.

또한, 공습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이것을 일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에 남는 런던의 풍광도 우리에게 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고전의 미학과 현대 기술의 진보가 이렇게 잘 어우러진 것이 가장 큰 특색이다. 튀려고 무리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고도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로버트 저맥키스 감독의 연출력도 유려하다. '얼라이드'는 그렇게 운명으로부터 농락당하는 남자와 여자의 삶을 사실적으로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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