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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스컬 아일랜드' 킹 콩에 '지옥의 묵시록'을 입히다[리뷰]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킹 콩' 이야기, 지옥의 묵시록을 느끼다
박형준 | 승인 2017.03.09 15:00

'콩: 스컬 아일랜드' 킹 콩에 지옥의 묵시록을 입히다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영화제작사 레전더리 픽쳐스와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는 '몬스터버스(Monsterverse)'로 명명한 괴수물 시리즈를 연이어 제작하고 있다.

시리즈 첫 작품은 '고질라'의 리메이크작(2014)이었다. 이어 2015~2016년에 제작한 '콩: 스컬 아일랜드(이하 '콩')는 한국에서 3월 8일에 개봉했고, 미국에서는 3월 10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콩'은 쉽게 말해, '킹 콩'의 리메이크작이다. '킹 콩'이 세상에 나온 지 어언 80년이 넘었고, 리메이크작을 기준으로 삼아도 40년이 넘었다. 

따라서 2017년 개봉작 버전에서는 시대 배경이 바뀌었다. 이전 '킹 콩'의 시대 배경은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였지만, '콩'은 1970년대 베트남 전쟁 시기로 시대 배경을 옮겼다.

'킹 콩'의 1933년 작·1976년 작·2005년 작에서는, 미지의 섬 '해골섬'의 왕으로 군림하던 '킹 콩'이 뉴욕 한복판에까지 흘러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경제대공황의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킹 콩'의 뉴욕 강습에 잘 스며들었던 것이다. 여기에 여성과의 교감과 상호 이해 과정이 가미돼,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콩'의 세계관은 바뀌었다. 시대 배경이 40년 이상 흐른 것으로 처리해 베트남 전쟁 시기로 옮겨가면서,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이미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1979)이다. 

'지옥의 묵시록'은 "군인이 미지의 땅을 탐색한다"는 취지에서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아귀레, 신의 분노'(1972)과 비슷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콩'의 이미지에는 '지옥의 묵시록'의 진(眞) 주인공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 분)과 겹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해골섬을 찾아가는 목적과 동행하는 군인들의 정체, 해골섬에서의 '콩'의 위상 등 곳곳에서 '지옥의 묵시록'이 보인다. 

로맨스를 줄이고, 전쟁을 입히다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캐릭터의 변화다. '킹 콩'에서는 여주인공이 여배우였지만, '콩'의 여주인공 '메이슨 위버(브리 라슨 분)'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종군 사진기자다. 보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측면에서 시대의 변화를 상징한다. 

따라서 영화 '콩'은 과감한 선택을 한다. 기존 작품에서 핵심으로 묘사했던 '킹 콩'과 여주인공 간 교감 과정에 대한 비중을 대폭 줄인 것이다.

'메이슨 위버'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쉽게 뒤로 물러서지 않는 매우 전투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사무엘 L. 잭슨이 맡은 패커드 중령이다. 헬기강습부대의 지휘관이라는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옥의 묵시록'에서 가장 강렬했던 캐릭터 중 하나는 킬고어 중령(로버트 듀발 분)도 헬기강습부대의 지휘관이었기 때문이다. 

'지옥의 묵시록' 속 킬고어 중령은 전쟁의 광기를 상징하던 인물이다. 킬고어 중령은 전투를 마치 스포츠로 여기면서 바그너의 '발퀴레'를 틀고 공습에 나서 "아침에 맡는 네이팜 냄새가 너무 좋다"고 환호하는 캐릭터였다. 

패커드 중령은 킬고어 중령처럼 두드러지는 이상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골섬 탐사팀 호위'라는 새 임무에 기쁨을 느끼는 등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있음을 암시하며, 서서히 이성을 잃고 광기를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그 역시 베트남 전쟁의 광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패커드 중령이 지휘하는 헬기강습부대가 처음 해골섬에 당도했을 때의 압도적 풍경은 그야말로 '지옥의 묵시록'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이렇듯 '콩'에서는 로맨스를 줄이고, 전쟁에 대한 회의를 입혔다. 그 과정에서 '해골섬'은 복잡 미묘한 공간이 된다.

외부세계와 단절된 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한편으로는 늘 전쟁을 일삼는 우리 세계로부터 동떨어진 안전한 곳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여주인공은 '킹 콩'의 연인에서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자 역할을 한다.

인간의 욕심은 서로의 평화를 해친다

뉴욕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킹 콩'은 느닷없이 뉴욕 한복판에 나타나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는 괴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킹 콩'의 안온한 세계를 헤집어 놓으며 괴롭힌 존재는 바로 사람들이었다. '킹 콩'과 교감하며 '킹 콩'에게도 착한 마음이 있음을 알았던 사람은 여주인공 1명에 불과했다.

2017년에 이르러, '콩'의 세계를 헤집어 놓은 존재도 물론 사람이었다. 하지만 '콩'은 중반부 이후 '킹 콩'과 다른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기존의 줄거리 대신 '아귀레, 신의 분노'에서 차용한 듯한 장면들을 집어넣어 다른 세계를 그려 나간 것이다. 비극이 아닌 긍정의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한 부분도 이전 작품들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근거다.

어느 날 '킹 콩'을 보며 공포에 사로잡힌 뉴욕 시민들도, 자신의 세계를 빼앗긴 '킹 콩'도 모두 인간의 욕심에 따른 피해자였다.

자신의 세계가 갑자기 복잡해지면서 전쟁을 치르게 되는 '콩'도, 결국 미지의 공간을 결코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곤욕을 치룬 것이었다. 

'몬스터버스'는 2019년 '고질라: 몬스터의 왕'을 개봉할 예정이며, 2020년에는 '고질라 vs. 콩'을 개봉시킬 예정이다. 괴수들은 인간에 의해 기어이 맞대결까지 해야만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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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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