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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신념에 필요한 것[박형준의 시네마&드라마 컷] 토니 스콧 감독의 1995년작 <크림슨 타이드>
박형준 | 승인 2015.09.14 06:00
<크림슨 타이드>의 한 장면

러시아에 갑자기 내전이 발생했다. 구소련 강경파 군부지도자 블라디미르 라첸코는 핵미사일 기지를 포함한 군 통수권 일부를 장악한 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제3차 세계대전을 구상중이다.

그래서 미 국방성은 라첸코보다 빠르게 대처한다. 프랭크 램지(진 핵크만) 함장이 이끄는 핵잠수함 알라바마 호를 출동시켜 러시아 핵미사일 기지 근처로 접근시킨다. 여차하면 핵미사일을 먼저 쏘려는 것. 그러나 러시아도 손 놓고 있지 않았다. 잠수함을 출동시켜 알라바마 호에 어뢰 공격을 가했다.

그때 문제가 발생한다. 최종 발사명령만 앞둔 상태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 램지 함장은 공격 강행을, 헌터 부함장(덴젤 워싱턴)은 통신장애 복구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위 장면은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서 함장과 부함장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잠수함은 고립된 장소이다. 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무력화되면서, 오로지 그들만의 세상이 됐다. 하지만 그들이 지고 있는 책임은 무겁다.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인류의 위기를 짊어졌다.

헌터 부함장은 램지 함장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함장과 부함장이 동시에 동의해야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소리높여 외친다. 그에 반해 램지 함장은 부함장을 외면한 채 허공을 바라보며 "함장 직권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외친다. 이 외면이 인상적이다. 제3차 세계대전의 무게를 스스로도 감당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시간관계상 램지 함장이 왜 이렇게 무모한 발사를 강행하려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 장면 이후 헌터 부함장은 반란을 일으켜 램지 함장을 무력화시켰고, 승조원들은 함장파와 부함장파로 나뉘어 내분이 일어난다. 반전과 재반전을 거듭하는 내분은 토니 스콧 감독 특유의 빠른 연출과 맞물려 최고의 잠수함 영화로 역사에 남게 했다.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이 맞부딪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신념은 곧 양날의 칼이다. 세상을 구할 수도 있지만,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다. 신념은 결국 적절한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 

리더의 신념이 왜 적절한 상황 판단과 맞물려야 하는지, <크림슨 타이드>는 이 문장으로 강조한다.

"세계를 움직이는 3명의 최고 실권자는 미합중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미핵탄두 잠수함의 함장이다.

(The Three Most Powerful Men In The World: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rtes, The President Of The Russian Republic, and The Captain a U.S. Nuclear Missile Submarine)"

박형준  ctzx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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