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분석
[이재용 판결 분석 ②] "정유라에 말 준 것 숨기려고 말 매매 위장"[말세탁 분석 ②] 시선의 중심을 '삼성전자의 장부'에 두면 보인다
박형준 | 승인 2017.09.06 15:05

2016. 8. 22. 삼성전자와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이하 '안드레아스')의 말 매매 계약 : 비타나V·라우싱1233·살시도 (삼성전자) ↔ 160만 유로·53만 유로·55만 유로 등 총 269만 유로(안드레아스)

2016. 9. 30. 최순실 씨의 코레스포츠와 안드레아스의 말 교환 계약 : 비타나V·살시도·67만 유로 (코레스포츠) ↔ 블라디미르·스타샤 (안드레아스) 

2016. 10. 3. 코레스포츠 → 안드레아스 : 37만 유로 지급

2016. 10. 10. 삼성전자·안드레아스, 승마지원 계약 '함부르크 프로그램' 체결 : 삼성전자가 승마 선수들을 파견하면,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는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한다. 

2016. 10. 29. 삼성전자·안드레아스, 8월 22일자 매매 계약의 가격을 일부 조정해 269만 유로에서 209만 유로로 가격 변경. (비타나V 101만 유로·라우싱1233 50만 유로·살시도 58만 유로)

[재판부 판단 ①] "삼성과 안드레아스 간 매매 계약은 모두 허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2016년 8월 22일 체결됐다"는 삼성전자와 안드레아스 간 말 매매계약에 대해 "허위 계약"이라고 판단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삼성전자는 마필대금용 계좌를 독일에서 개설하고, 살시도 구매 시 매도인의 계좌로 대금을 곧바로 송금했다. 하지만 8월 22일 이후 약 2개월 동안 안드레아스로부터 매매대금을 일절 받지 못했다.

▲ 계약 체결 후에도 최순실·정유라 모녀는 비타나V·라우싱1233·살시도를 계속 점유했고, 정유라는 라우싱1233·살시도로 승마대회에도 출전했다. 

비타나V를 탄 정유라 ⓒSBS

▲ 정유라는 "비타나V를 타고 승마대회에 출전했던 시기는 2016년 6월이 마지막"이라고 증언했고, 이후 실제로 살시도를 사용했다. 

▲ 비타나V는 당시 부상 중이었다. 안드레아스는 2016년 1월 26일에 비타나V를 150만 유로에 매각했다. 부상 중이었던 비타나V를 160만 유로에 다시 매입한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 최순실은 2016년 9월 28일 "비타나V와 살시도를 대신할 말을 달라"고 요구했다. 8월 22일에 말들을 매각한 것이 사실이라면, 최순실은 그와 같은 요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박상진도 거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로부터 2일 뒤 최순실은 안드레아스와 말들을 교환했다.

▲ 당시 시점은 언론에서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한다"는 취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회피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8월 22일자 계약서가 추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 10월 29일자 매매계약은 말의 가격만 부분적으로 변경됐을 뿐이다. 따라서 이 역시 허위로 보인다.

▲ 최순실과 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안드레아스와 유소년 지원 프로그램을 돌려 말 값을 정산하자"고 합의했다. 이를 실제로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 함부르크 프로그램의 용역계약대금에 대해서는 "23개월 간 매월 25만 6천 유로씩 총 567만 9천 유로를 지급"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는 2016년 10월 19일 최순실·박상진의 합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 계약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날로부터 1개월 뒤, 안드레아스는 말 값을 지급한다"고 고지돼 있었다. 이는 2016년 8월 22일자 대금과 '함부르크 프로그램'의 밀접한 연관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재판부 판단 ②] "안드레아스, 삼성 동의 없이 최순실과 말 교환? 납득 안 간다"

삼성 측은 "최순실·안드레아스 간 말 교환 계약은 최순실이 삼성의 동의 없이 체결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즉, "삼성과 안드레아스 간 매매계약은 모두 허위고, 최순실·안드레아스 간 교환 계약만 진실"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재판부가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 2016년 9월 28일, 최순실·박상진·황성수 당시 삼성전자 전무 간 회의가 진행됐고 '말 교환'이 거론됐다. 

▲ 2016년 9월 29일, 최순실·황성수·안드레아스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회의를 했다. 박상진은 이 회의 직전 황성수에게 "그링프리급 말을 같은 급으로 바꿔 대회에 출전하면 또 추적당하니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후에나 바꾸자고 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 ⓒJBK

▲ 2016년 9월 30일, 코레스포츠와 안드레아스가 "비타나V·살시도·67만 유로 (코레스포츠) ↔ 블라디미르·스타샤 (안드레아스)"의 조건으로 말을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위 교환 계약은 "삼성 측이 '블라디미르'의 존재를 확인한 뒤 체결된 계약"이다. 삼성 측도 동의·묵인·인지했다고 봐야 옳다.

▲ 위 계약들에서는 살시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비타나V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 블라디미르와 스타샤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다. 

(※ 기자 주 : 교환 계약대로라면 "비타나V와 살시도는 안드레아스의 수중에 넘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 안드레아스는 지속적으로 황성수와 긴밀한 연락을 했다. 최순실의 말만 믿고 삼성 측의 확인 없이 최순실과 교환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는 없다.

▲ 안드레아스는 황성수에게 "코레스포츠 대신 교환차액 67만 유로를 달라"는 요구를 했던 적이 있다. 교환계약이 무효였다면 이런 요구를 했을 리가 없다. 

▲ 삼성 측은 비타나V의 악화된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 10월 29일, 안드레아스가 지급해야 할 대금이 60만 유로가 축소된 매매계약서가 작성된 이유는 "67만 유로의 차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장남수 전 비덱스포츠 대리는 "정유라가 계속 살시도·라우싱1233·비타나V를 리더호프 승마장에 보관했고, 안드레아스에게 임차료를 지급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 삼성 측은 "2017년 5월 24일에 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하지만, 6개월 넘게 매매대금을 받지도 못했고, 지급 청구도 하지 않았다. 작성된 쟁점 사항도 지나치게 구체적이라 이례적이다.

[총정리] 시선의 중심을 '삼성전자의 장부'에 두면 보인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잠정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말세탁'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말 교환 : 최순실과 안드레아스의 '말 교환'이 진행된다. [비타나V·살시도·67만 유로 (코레스포츠) ↔ 블라디미르·스타샤 (안드레아스)]

② 삼성전자의 장부 문제 : 하지만 비타나V·살시도는, 삼성전자의 장부상으로는 '삼성전자의 자산'으로 돼 있다. 삼성전자의 자산이 안드레아스에게 이전되지만, 안드레아스의 자산은 최순실의 코레스포츠로 이전돼 삼성전자의 장부는 비게 된다.

③ 이동해야 할 현금의 문제 : 따라서 '매매 계약' 형식으로 삼성전자에게 현금이 이동되는 형식을 밟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삼성전자에게 이동할 현금은 없다.

④ '함부르크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 : 이에 따라 '함부르크 프로그램'이 동원된다. '함부르크 프로그램'에 따라 삼성전자가 안드레아스에게 승마지원 용역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면, 장부상 현금은 안드레아스 → 삼성전자 → 안드레아스로 이동되는 형식을 거치게 된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 겸 대한승마협회장 ⓒSBS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이유는, 재판부가 ▲승마지원은 뇌물이라고 판단했고 ▲뇌물거래 사실을 은폐하고자 비타나V·라우싱1233 등 뇌물로 볼 수 있는 말을 안드레아스가 소유했던 말들과 바꿨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전히 확정된 법률상 진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재용 등의 공판은 항소심을 넘어 상고심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재판이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을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정형식)에 배당했다.

(다음에 계속) 

- 로디프 트위터(링크 클릭) - http://twitter.com/sharpsharp_news

- 로디프 페이스북(링크 클릭) - http://facebook.com/sharpsharpnewscom

박형준  ctzxpp@gmail.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형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관련기사 icon[이재용 판결 분석 ①] 정유라 승마 지원 : 장부의 함정 icon[선고 분석] 법원, 특검·삼성의 핵심 주장 모두 채택 안 해 icon[선고 분석] 특검이 '이재용 유죄' 자화자찬 못하는 이유 icon[선고 분석] "이재용 5년 형…정치권력·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 icon최순실 "정유연→정유라돼도 내 딸, 살시도→살바토르돼도 삼성 말" icon"정유라 승마 지원 계속한 이유 : 최순실의 모략 우려" icon박상진 "박원오, 최순실을 상당히 유혹…자기 얘기 쏙 빼고 증언" icon박상진 "제가 왜 김종에게 정유라 이야기하나" icon"비타나V 선수마 생명 끝났다? 정유라, 왜 그런 말하는지…" icon황성수 "결과적으로는 최순실에게 끌려다녀" 입장 고수 icon황성수 "최순실이 처음 요구한 승마 지원금은 300억 원" icon"황성수 '최순실 구속·정유라는 끝났으니 내보내라' 말해" icon정유라 승마 지원·영재센터 후원, 박근혜·김종·삼성의 '꼬리 물기' icon삼성 임원 "'정윤회 딸' 알았지만 '최순실 딸' 몰랐다" 고수 icon"박원오는 '삼성의 정유라 지원은 합병 대가'라고 말해" icon"박상진은 이미 정유라·최순실에 대해 다 알고 있었다" icon뇌물·강요·순수한 의도…'네버엔딩 스토리' 정유라 승마 지원 icon정유라 타던 말 '라우싱' 입국 : 특검 파견검사에게 필요한 것은 '좌천' icon박원오 "최순실과 삼성, '갑과 을' 바뀌어 있었다" icon박원오 "최순실은 권력 1위, 박근혜·최순실 함께 '나쁜 사람' 언급" icon마사회 간부들 "최순실 몰라" 거듭…최순실 "우리 애 내일 들어와" icon최순실 "정유라, 삼성 말 한 번 빌려탔다가 병X돼" icon馬 주인은 삼성인가, 최순실인가 : 특검·삼성의 재산도피 공방 icon"정유라 지원 은폐하려 한 것 같은 삼성의 독일 훈련, 하지만…" icon제일기획 임원 "정윤회의 딸 알았지만, 최순실의 딸은 몰랐다" icon'정유라 숙소' 사용한 승마 감독 "동물 배설물 천지…사람 살 수 없었다" icon비덱 직원 "횡령 의심 많은 최순실, '회사 돈으로 담배 샀냐' 추궁" icon최순실 소유 호텔 접객원 불러 '최순실·삼성 간 대화 내용' 묻는 특검 icon"최순실, '정유라 들러리' 요구에 '꼴값 떤다. 어디서 설치냐' 극언" icon승마선수 최준상 "삼성의 승마 지원, '정유라 지원이 중점'이라고 생각" icon"최순실, 삼성이 준 돈으로 셀프 월급·호텔 구입·고영태 급여 지불" icon삼성전자 사장의 낮은 자세 "원하시는대로 해드리려는데…" icon최순실 "'이재룡'이 말 사준댔지 언제 말 빌려준댔냐" icon이재용 "박근혜, 30분 중 15분 동안 승마 얘기…레이저빔 나도 알겠더라"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73길 23 101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20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