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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분석 ③] 이재용 형량 감소: 결정적 지점 '재산국외도피'"말 매입 대금 송금은 최순실이 '이재룡' 언급 전이라 무죄"
박형준 | 승인 2017.09.14 13:05

'이재용 선고형' 줄어든 결정적 지점: 재산국외도피 일부 유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규정된 재산국외도피죄는 ▲법령을 위반해서 대한민국 내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해야 하는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처분 후 도피했을 때 성립되는 범죄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50억 원 이상을 도피시켰을 때에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하지만,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한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게 총 602만 2,969유로(범죄 진행 당시 환율로 약 77억 9,735만 원)을 도피시킨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삼성전자에서 코레스포츠로 송금한 '승마지원 컨설팅' 용역대금 ▲말·말 수송 차량 구입대금 등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KBS

이재용에게 징역 5년 형이 선고된 결정적인 이유는 재산국외도피와 관련해 일부 유죄가 선고되면서 약 602만 2969유로(77억 9,735만 원)의 도피액이 282만 9,969유로(36억 3,484만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살펴봤듯이, 도피액이 50억 원 미만일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다. 

특검은 이 양형에 상당한 불만을 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뇌물공여 일부 유죄·재산국외도피 일부 유죄·횡령 일부 유죄·범죄수익은닉 일부 유죄·국회위증죄 등 유죄 선고된 내역을 모두 모두 합할 경우에는 재판부의 판단을 전적으로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38조의 경합범 관련 조항을 적용해 이재용에게 최장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양형기준 중 '뇌물범죄 관련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해 ▲횡령죄 적용 가능 형량 징역 7년의 절반인 징역 3년 6개월 ▲뇌물공여죄 적용 가능 형량 징역 2년의 1/3인 징역 8개월 ▲국회위증죄 선고형량 징역 10개월 등을 선고한 뒤 이를 모두 더해 이재용에게 징역 5년 형을 선고했다.

재산국외도피에 대해 일부 유죄가 선고되면서 횡령죄가 가장 무거운 혐의의 기준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재산국외도피에 대해서도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이재용에게 징역 12년 형을 구형했던 핵심 혐의가 바로 재산국외도피였기 때문이다.

"뇌물로서 코레스포츠에 송금…자본거래 신고 안 했으니 재산국외도피"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26일 코레스포츠와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후 다음과 같이 코레스포츠에 송금한다.

2015. 9. 14. 81만 520유로 (10억 8,687만 원) 

2015. 12. 1. 71만 6,049유로 (8억 7,935만 원)

2016. 3. 24. 72만 3,400유로 (9억 4,340만 원)

2016. 7. 26. 58만 유로 (7억 2,522만 원)

 외국환거래규정 제7-44조(적용범위) ① 거주자와 비거주자간의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거래 또는 행위를 함에 관하여는 이 관에서 정하는 바에 의한다.        

  2.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상속․유증․증여에 따른 채권의 발생 등에 관한 거래    

 제7-46조(신고 등) ②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제1항 및 제7-45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제7-44조에 해당하는 거래 또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당해 거주자가 한국은행총재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문제는 '코레스포츠'의 성격이었다.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이 실존하는 계약이라면, 이는 외국환거래법상 경상거래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대가와 급부가 정상적으로 오가는 무역에 따른 금전거래일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최순실 씨 ⓒKBS

하지만 특검은 이를 '뇌물 거래'로 규정했다. 뇌물 거래는 위법하고 비정상적인 거래이기 때문에 무역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 쪽이 상대방에 일방적으로 돈을 준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즉,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에 해당한다. 한 쪽이 상대방에 일방적으로 외화를 보내는 경우에는 자본거래라고 할 수 있고, 이는 신고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당연히 이 신고를 하지 않았다. 삼성 측의 항변은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경상거래"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거래은행이었던 우리은행·KEB하나은행에 각각 제출했던 지급신청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지급신청서에 지급사유로 '컨설팅서비스'를 명시했다.

삼성 측은 다음과 같이 항변했다.

▲ 삼성전자와 코레스포츠의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은 유효한 용역계약이기 때문에 경상거래에 해당한다. 따라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 삼성전자는 공식적 절차를 거쳐 외국환은행에 신고한 뒤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것이다. 이동 경로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에 도피가 아니다.

▲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는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코레스포츠가 독일 소재 법인이기는 하지만, 코레스포츠를 지배하던 최순실 씨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국내 거주자 간 거래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 지급신청서는 외국환거래법령상 요구하는 서류가 아니다. 설령 허위라고 하더라도 법령 위반이라고 볼 수 없고, 법령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과태료 부과대상에 불과하다.

▲ 코레스포츠에 대한 송금은 실무자들이 처리했을 뿐, 피고인들은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삼성전자 → 코레스포츠 송금'에 대해서는 삼성 측의 주장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삼성전자는 뇌물로서 코레스포츠에 돈을 송금한 것이기 때문에 용역대금이라고 볼 수 없다.

▲ 코레스포츠는 페이퍼컴퍼니라고 하더라도, 실체 자체는 있다. 따라서 최순실이 직접 받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코레스포츠는 독일 소재 법인이기 때문에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송금한 것"이다. 당연히 신고를 해야 한다. 

▲ 지급신청서가 허위인지 여부는 공소사실과 무관하다. 이 공소사실의 논점은 "뇌물을 송금하면서 자본거래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허위로 지급신청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허위로 지급신청을 했는지 여부는 사건과 무관하다.

▲ 외국환거래법 제29조는 "10억 원 이상의 자본거래 신고를 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 및 삼성전자 내부 품의 절차는 뇌물 제공을 감추기 위한 은밀하고 탈법적인 수단이다. 

최순실 소유라고 알려진 3성 호텔 비덱 타우누스 호텔 ⓒbooking.com

▲ 최순실은 삼성전자가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돈을 이용해 독일에서 체류비·비덱 타우누스 호텔 등 개인적 소비를 위해 사용했다.

▲ 피고인들은 최순실이 위와 같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돈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삼성전자가 코레스포츠로 송금한 돈은 뇌물이기 때문에 자본거래이고 ▲자본거래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산국외도피 유죄가 선고된 것이다. 

"말 매입 대금 송금은 최순실이 '이재룡' 언급 전이라 무죄"

재산국외도피와 관련해 무죄가 선고된 부분은 2015년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송금한 말·말 수송 차량 구입 대금 명목으로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319만 3천 유로(42억 5,946만 원)였다. 

이후 이 돈을 이용해 58만 유로를 주고 매입한 말은 '살시도'였고, 선수단용 차량 3대와 말 수송 차량 1대를 매입한다. 

'살시도'는 '살바토르'로 변경된 뒤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와의 '말 교환 계약'에 등장하며, 이는 범죄수익은닉과 관련해 유죄를 형성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는 재산국외도피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2015년 11월, 최순실은 '살시도'의 말 여권에 소유주로 '삼성전자'가 기재된 것을 알고 화를 내며 '살시도'의 소유권을 요구했다. 따라서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최순실에게 말·차량 소유권을 줄 생각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 삼성 측이 최순실에게 말의 소유권을 넘긴 시점은 최순실이 화를 낸 이후이며, 차량 소유권은 최순실에게 넘겼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 시점상 송금 당시에는 삼성 측이 송금 당시에는 "말·차량 소유권을 최순실에게 줄 생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최순실은 말 '살시도'의 여권 내 소유주 항목에 '삼성전자'가 기재된 것을 알고,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게 "이재룡(이재용)이 VIP(대통령: 박근혜)에게 '말 사준다'고 했지, '말 빌려준다'고 했느냐"고 화를 냈다. 

박원오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황성수 당시 삼성전자 전무가 내 권유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박근혜·이재용의 단독면담을 그때 처음 들어서 깜짝 놀랐다"며 "(최순실과 삼성 사이에) '이면 약정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유라 씨 ⓒKBS

이와 충돌하는 정황으로는 '살시도'와 관련된 정유라의 7월 12일자 증언이다. 정유라는 "엄마가 직접 흥정을 하면서 '살시도'를 매입했다"고 증언했다.

특검과 삼성 측은 이 정황을 놓고 항소심에서 다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국외도피는 이재용의 형량을 좌우할 결정적 분기점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항소심을 진행할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오는 28일에 첫 공판준비기일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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