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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분석 ⑥] "자금은 모두 최 여사께서 직접 관리"'정유라 승마 지원'이 단순 뇌물수수로 인정된 이유
박형준 | 승인 2017.09.25 14:50

박근혜·최순실의 단순 뇌물수수 공범 근거된 '박상진 악수 사건'

코레스포츠(이후 '비덱스포츠'로 개명)는 최순실 씨가 전적으로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였다. 엄밀히 말해 독립적 법인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송금 행위가 단순 뇌물인지 제3자 뇌물인지에 대한 법률상 논란이 분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여 단순 뇌물수수의 영역으로 해석했다.

삼성 측은 "대통령인 박근혜가 아닌 최순실과의 문제이므로 단순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무원과 비공무원 사이에 최소한 암묵적으로라도 공무한 뒤 비공무원이 뇌물을 받았다면 공범의 해당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링크 클릭)를 토대로 '단순 뇌물수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순실 씨 ⓒKBS

재판부가 밝힌 구체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과 오래 전부터 개인적 친분이 있었고, 대통령 취임 후 최순실의 국정 운영 관여를 수긍하고 의견을 반영했다. 또한 박근혜와 최순실은 대포폰으로 매우 많은 양의 통화를 했다.

▲ 박근혜는 2015년 1월 9일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김종 당시 제2차관에게 '승마선수 정유라'를 직접 언급했다.

▲ 박근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단독면담에서도 승마 지원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지원이 미흡할 때에는 이재용을 강하게 질책하며 승마협회 임원 교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 박근혜는 승마지원이 이루어진 후 삼성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최순실로부터 삼성의 승마지원 진행상황을 계속 전달받았다. 

▲ 박근혜는 최순실의 독일 생활이나 승마 지원과 관련된 주변 사람들의 인사들을 직접 챙겼다.

▲ '안종범 수첩'을 통해, 박근혜가 유독 승마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한 지원과 삼성전자의 승마협회 운영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지속적인 파악을 했음이 확인된다.

▲ 김종은 "승마협회 회장사 교체를 청와대에서 직접 챙기는 것에 놀랐고,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도 관련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 김종은 최순실에게 "삼성의 정유라 지원 방침"을 전달하자, 최순실은 "내가 다 했는데, 차관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짜증을 낸 정황이 확인된다.

▲ 박근혜는 최순실의 각종 편의를 봐준 대한항공 직원 고 모 씨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글로벌 제2본부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인사에 관여했고, 이는 안종범의 수첩에도 적혀 있다.

▲ 박근혜는 2016년 5월 말 에티오피아 순방에서 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상진은 얼마 뒤 최순실을 만나 "악수는 잘 하셨냐"는 말을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 삼성 측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이후 박근혜의 승마 지원 요구가 정유라와 관련된 사실을 알았고, 2015년 3~6월에는 "최순실이 배후"라는 사실을 알았다. 삼성 측은 정유라 임신 등 내밀한 사항에 대해서도 구체적 확인을 시도했다. 

유죄 증거된 박원오의 메일 "자금은 모두 여사께서 직접 관리"

"삼성 측이 코레스포츠를 통해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뇌물로 제공했다"고 잠정적으로 확정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승마지원 컨설팅 용역대금: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

말 매입대금: 36억 5,943만 원(276만 2,830유로)

무죄로 선고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차량 구입대금 : 5억 308만 원(38만 6,887만 유로)

삼성 측은 이에 대해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정상적으로 승마 지원을 하려고 했지만, 최순실의 강요에 의해 변질됐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매우 치밀한 논리 전개를 했다. 간단히 말해 ▲박근혜의 적극적 요구와 이재용 등의 수용 ▲정유라의 정체에 대한 삼성 측의 사전 인지 ▲코레스포츠의 실상에 대한 삼성 측의 인지와 무대응 ▲매입한 말들의 소유권 이전 등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모든 것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핵심적 판단을 요약해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 박근혜는 이례적으로 승마 지원을 요구했고, 이재용 등 삼성 수뇌부들은 이에 호응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인수하는 등 박근혜의 요구를 진지한 과제로 받아들여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 삼성 측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직후 "정윤회의 딸이 승마선수라서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그 근거는 이영국 당시 삼성전자 상무 겸 승마협회 부회장이 장충기 당시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승마인의 밤 행사에 정유라가 불참할 예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 박상진은 2015년 7월 23일 김종에게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유라의 도쿄 올림픽 출전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하셨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유라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말을 했다. 박상진은 이 사실을 부인하지만, 김종은 일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 이재용은 2015년 7월 25일 진행된 박근혜와의 단독면담을 앞두고 승마지원과 관련된 회의를 주재했고, 이후에도 각종 보고를 받았다. 이재용이 박근혜의 질타를 들은 뒤, 삼성 측은 승마협회 임원이 교체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겸 전 승마협회 회장 ⓒKBS

▲ 박상진은 2015년 7월 29일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게 "승마 지원을 올림픽까지 할 것이니 정유라를 포함한 계획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 박원오가 황성수 당시 삼성전자 전무 겸 승마협회 부회장에게 보낸 기획안에는 '정유라 훈련 계획 및 대회 출전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삼성 측은 박원오를 '사실상 최순실의 대리인'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 안종범의 보좌관인 김건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은 2016년 10월 말 'K-스포츠 재단 관련 주요 일지'를 작성하면서 '삼성의 정유라 지원' 관련 일부 내역을 포함시켰다.

▲ 김건훈은 위 문건을 국정감사 대비용으로 작성했고, 보유하고 있던 '참고자료'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 이중에는 2015년 10월 58만 유로를 주고 매입한 말 '살시도'(이후 '살바토르'로 개명)와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 코레스포츠는 사실상 최순실의 1인 기업이었고, 최순실은 자금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직접 주재했다. 삼성 측은 코레스포츠가 최순실 관련 회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박원오도 황성수에게 "모든 지원 비용들은 여사(최순실)께서 직접 관리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 박상진은 최순실의 대면 요구를 거절했다. 이것은 최순실과 코레스포츠의 관계를 인식하고 서로 마주치지 않기로 합의한 정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코레스포츠는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이 체결되기 하루 전인 2015년 8월 25일에 설립됐고, 일체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없었다. 코레스포츠의 명의로 이루어진 업무는 오로지 정유라를 위한 것이었다.

▲ 삼성 측은 코레스포츠의 부실한 각종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레스포츠의 청구대로 용역대금을 송금했다. 박원오는 "삼성이 코레스포츠 관련 문의나 실사를 한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 삼성 측은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팀 감독 외에는 다른 승마 선수를 선발하거나 파견한 적이 없다. 박재홍마저도 훈련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조기에 귀국했다. 

▲ 그나마 다른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논의한 정황도 "정유라 지원 은닉 수단"으로 사용된 것 같다.

▲ 처음 매입한 말인 '살시도' 매입 당시만 해도 삼성 측은 매입한 말을 삼성전자의 소유로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최순실의 격노를 접한 뒤 최순실의 소유를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 

"말 수송차량이 뇌물 아닌 이유: 확인서"

말 수송차량 매입이 뇌물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각종 계약서의 존재 때문이었다. 삼성전자와 코레스포츠는 차량에 대해서는 "소유권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했다.

차량을 매입한 후의 대금도 삼성전자 계좌에 전부 입금됐다. 이에 따라 차량 4대에 대해서는 뇌물임이 부정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KBS

이로써 뇌물공여의 구체적 내역은 모두 다뤘다. 피고인들에게 일부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 횡령에 대해서는 따로 분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관련 금액은 전부 회삿돈이 출처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컨설팅 명목 금액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 ▲비타나V와 라우싱1233 등 말 매입 대금 및 보험료 28억 2,811만 원(211만 7천 유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송금한 16억 2,800만 원 등 총액 80억 9,095만 원을 업무상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최초로 매입한 말 '살시도'의 매입대금 7억 4,915만 원(58만 유로)과 보험료 8,217만 원(6만 5,830유로) ▲차량 4대의 매입대금 5억 308만 원(38만 6,887유로)이었다. 

최초로 산 말 '살시도'에 대해서는 "'삼성 측이 처음에는 최순실에게 소유권을 넘길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됐기 때문"이었고, 차량 4대에 대해서는 "'소유권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취지의 확인서가 작성됐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 시도해야 할 것은 제3자 뇌물수수를 둘러싸고 특검과 삼성 측이 치열한 공방을 진행했던, '부정한 청탁' 부분이다. 삼성 측의 경영 현안이 모두 도마 위에 오르면서 복잡하고도 치열한 공방이 장시간 진행됐던 내역이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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