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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분석 ⑭] 이재용, "대통령은 지식·머리 無" 듣고 웃었지만…법원 "이재용, 재단 출연 요구 받고 최순실 알았으면서도 거짓말"
박형준 | 승인 2017.10.23 16:10

이재용, "대통령 머리로는 창조경제 이야기할 지식 無" 듣고 웃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12월 6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당시 이재용은, "대통령의 논리와 머리로는, 창조경제에 대해 3~40분 동안 이야기할 만한 지식이 없다"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듣고, 웃음을 참느라 애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회방송

이재용은 "창조경제 관련 대담·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핸드폰 사업 국내 투자 현황 등 이야기를 했다"는 답변을 고집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출연 요구를 들은 적이 없고 ▲2015년 8월까지 최순실·정유라를 알지 못했으며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은 이를 거짓말로 규정하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내용에 포함시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은 "이재용이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등 유죄를 선고했다.

[판단 ①] "이재용, 박근혜로부터 미르·K스포츠 출연 요구 받아"

재판부는 "이재용이 박근혜로부터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출연 요구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는 다음 사항을 제시했다.

안종범 수첩: '안종범 수첩' 2015년 7월 25일자에는 "삼성, 1.승마협 2.재단 문화/체육"이라고 적혀 있었다. 2015년 7월 25일은 박근혜와 이재용이 단독면담을 한 날이고, '안종범 수첩'은 박근혜의 전화 지시를 받아 적은 것이다.

안종범은 "박근혜·이재용의 단독면담 후 명확히 듣고 적었고, 박근혜는 모든 대기업 총수들에게 재단을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청와대의 '삼성그룹 말씀자료': 청와대 참모들이 작성한 박근혜의 '말씀자료'에는 '문화융성' '문화·체육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삼성에서도 적극 참여 바람'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작성자인 방기선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안종범의 지시로 추가된 내용"이라고 증언했다. 

김승연·손경식의 진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검찰에서 "대통령이 문화·체육 재단 출연금 기부를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전경련의 출연 요청: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4대그룹 전무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재단 출연'을 언급했고, 그 말을 들은 사람 중 1명은 김완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 전무였다. 김완표는 검찰에서 이를 시인했다.

'재단 설립 방안' 문건: 방기선이 2015년 7월 24일 작성한 '문화/체육분야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방안' 문건에는 '삼성'이 명시돼 있었다. 재판부는 "박근혜가 독대에서 출연 요구를 하기 위해 작성된 것 같다"고 판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SBS

SK그룹·롯데그룹 말씀자료: 2016년 2월 단독면담을 위해 작성된 '말씀자료'에도 '재단 출연'이 언급돼 있었고, 참고자료에는 '기업별 출연 현황 표'가 적시돼 있었다. 박근혜의 인사말로는 "재단 설립해줘서 감사하고, 지속적 도움을 달라"는 말이 있었다. 

미래전략실의 보고: 이재용은 2015년 7월 25일 단독면담 직후, 이수형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은 최지성 당시 미래전략실장에게 '전경련의 재단 출연 요구'를 보고 받아 승인했다.

또한, 2016년 2월 15일 단독면담 전에는 최지성에게 '승마 지원 현황' 등을 물어봤다. 재판부는 "승마 지원 요청과 재단 지원 요청을 함께 들었으니, 최지성으로부터 모두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판단 ②] "이재용의 '최순실 몰랐다'는 허위 증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現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황영철 당시 새누리당 의원(現 바른정당 의원)은 "'정유라 승마 지원'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하지만 이재용은 "최순실·정유라를 몰랐다" "승마 지원 사실·최순실의 유용 등은 나중에 들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위 증언'이라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는 ▲삼성그룹은 2014년 12월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고 ▲이재용도 '올림픽 대비 승마 지원 요청'이 사실은 '정유라 승마 지원'임을 알았으며 ▲코레스포츠와의 승마지원 컨설팅 계약은 뇌물공여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또한 ▲이재용이 최지성·장충기·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겸 승마협회 회장에게 '대통령의 요구 전달' '승마 지원 관련 포괄적 지시'를 했고 ▲최지성·장충기로부터 지원 경위를 보고 받고 확인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유라 승마 지원'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재용, 왜 징역 5년 형인가

재판부는 이재용에게 징역 5년 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 사건의 본질이고 ▲국민은 '대통령 직무의 공공성과 청렴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과 '최대 기업집단 삼성그룹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됐으며 ▲범죄 은폐를 위해 조직적·계속적으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퍼트렸다는 것을 들었다.

다만 ▲박근혜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고 ▲박근혜가 직접 권한을 행사해 이재용 등이나 삼성그룹이 부당하게 유리한 이익을 얻었다는 정황이 확인되지는 않으며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지배구조개편이 그룹의 이익에도 기여한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이재용 등의 제1심 판결문 분석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재용 등의 항소 제기 후 진행되는 항소심은, 10월 12일과 19일에 걸쳐 공판을 진행했고, 30일에 제3차 공판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비타나V를 탄 정유라 ⓒSBS

'로디프'는 항소심 절차에 대해서도 특검·삼성 측 중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고, '이상한 이야기' '내로남불' '헛소리' 등을 할 경우에는 모두 비판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2회에 걸친 항소심 공판에서 ▲양쪽 모두 제1심의 판단이나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곡해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경우가 자주 보고 들어 씁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기성언론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당파성에 따라 "우리 진영은 감춰주고, 상대 진영만 욕한다"는 고질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재용 판결 분석'에 이은 장기 연재 분석의 소재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김경준 씨의 BBK 주가 조작 의혹'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추가로 말씀드린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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